어깨에 힘부터 빼세요

어깨에 힘부터 빼세요

재미있는 두뇌상식

 

가끔 굉장히 마음이 가볍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운동이 유난히 잘될 때도 있다. 이런 순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깨에 힘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 부담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어깨가 가벼워졌다고 말한다.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물 흐르듯 경기가 잘 풀릴 때 선수들은 어깨에 힘을 빼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어깨에 힘을 빼라’는 말을 흔히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남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은 척 봐도 보이지만, 자기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은 쉬 알아채기 어렵다. 알았다 해도 어떻게 해야 힘을 뺄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깨의 힘’. 그냥 외면해도 되는 것일까.

어깨에 힘을 빼면 스코어가 올라간다
1960년대 세계적인 핵주먹 권투선수 소니 리스튼은 당시 풋내기였던 무하마드 알리에게 KO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 방에 해결하려는 욕심 때문에 어깨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그만 탈골되었기 때문이다. 복싱뿐이겠는가. 골프에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그날 골프는 망한다’는 말이 있다.

승부나 점수에 집착해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유연한 타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야구에서 힘을 뺀다는 의미는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에만 힘을 집중한다는 뜻이다. 타격자세를 취하는 내내 힘을 주면 어깨가 경직되어 유인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육상, 수영, 등산 같은 운동도 마찬가지다. 달리기를 할 때 머리를 뒤로 젖히고 뛰는 선수에게 코치는 온몸의 긴장을 푸는 방법부터 설명한다. 일단 긴장만 풀어도 선수들의 기록이 향상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관왕의 기록을 세운 수영 황제 펠프스의 비법도 물 흐르는 듯한 동작의 부드러움에 있었다.

등산 보행의 기본자세도 양 어깨의 힘을 뺀 상태에서 상체를 앞으로 하고 무릎을 조금만 올리며 걷는 것이다. 뛰어난 운동선수들은 긴장을 풀고서 몸을 움직이는 상태가 습관화되어 있다. 스포츠가 자신과의 경쟁이든 타인과의 경쟁이든 기본적으로 대결구도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처럼 이완이 승리의 열쇠가 된다는 것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어깨에 힘이 빠질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이득이 되지 않는 것은 운동에서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서예는 어깨에 힘을 빼고 몸으로 써야 좋은 글씨가 나온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서예의 생명인 획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게 때문이다. 제법 글씨를 쓴다는 사람 중에도 어깨에 힘을 빼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고수들은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어깨에 힘이 빠질까. 한마디로 욕심을 버려야 한다. 무리한 욕심을 내서 되는 일은 이 세상에 별로 없다. ‘과욕은 사심을 낳고, 사심은 무리를 낳으며, 무리는 근심을 낳고, 근심은 불행을 낳는다’는 말이 있잖은가.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라. 자판을 두드릴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어깨는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다. 긴장하면 뒷목과 어깨부위가 뻣뻣해진다.

더구나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목을 앞으로 빼고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는 어깨와 뒷목, 머리 근육까지 긴장시킨다. 근육이 긴장하면 뇌로 전달되어야 할 산소와 혈액의 공급량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긴장은 피로와 두통의 원인이 된다. 

어깨통증은 놔두면 좋아진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움직이는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이다. 어깨통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를 만큼 아프고 불편하다. 특히 잠을 잘 때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수면의 질도 떨어뜨린다. 세계적으로 1백 명 중 7명이 어깨통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성인은 10명 중 6명이 한 번 이상 심한 어깨 통증을 경험한다.

어깨통증에 있어 가장 흔하게 오해하는 것이 그냥 놔두면 좋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십견은 저절로 낫기도 한다. 하지만 어깨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오십견이 아니라 어깨힘줄 질환이다. 이 경우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어깨힘줄 파열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출혈이나 염증이 심하지 않다면 어깨관절의 강직은 자가 운동치료를 하는 것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정형외과 질환의 경우에도 초기에 꾸준한 운동과 약물치료를 하면 90퍼센트 이상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국내 최고의 어깨 전문가로 불리는 건국대병원 박진영 교수는 어깨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 앉을 때 항상 어깨를 펴고 머리를 누군가 위로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앉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깨근육을 풀어 주는 스트레칭도 틈틈이 해주어야 한다.

양 어깨를 힘껏 위로 ‘으쓱’ 올렸다 10초간 유지한 뒤 내리기를 아침·점심·저녁·자기 전 등 하루 네 차례 실시한다. 한 차례 할 때마다 으쓱거림을 10~20회 정도한다. 가슴을 쫙 펴는 동작도 동일한 횟수로 반복한다. 운동에서도, 건강에서도, 인생에서도 성공하고 싶다면 어깨에 힘 빼고 가슴을 활짝 펴자.

이렇게 하면 굳은 어깨가 풀려요

팔 엇갈려 깍지 끼기
①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팔을 앞으로 뻗는다.
② 오른팔을 왼팔 위에서 엇갈린 다음 양 손바닥이 밀착되도록 깍지를 낀다.
③ 숨을 들이쉬며 깍지 낀 손을 가슴 앞으로 당기면서 한 바퀴 돌려 쭉 뻗는다. 숨을 잠깐 멈추고 통증을 가만히 느껴본다.
④ 숨을 내쉬면서 팔을 풀고, 이를 3회 반복한 다음 손을 바꿔 다시 3회 실시한다.






하늘 떠받치기
① 다리를 어깨 너비보다 넓게 벌리고 서서 무릎을 살짝 굽혀 기마자세를 취한다.
② 양팔을 들어 손바닥으로 하늘을 떠받치 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③ 허리와 가슴을 펴고, 아랫배에 지그시 힘을 준다.
④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며 무거운 어깨에서 탁한 기운이 빠져나간다고 상상한다.
⑤ 처음에는 5분 정도 자세를 취하고, 차츰 시간을 늘려간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