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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은 없었다"..전여옥 사건의 전말

해피곰 2009. 3. 1. 09:27

"폭행은 없었다"..전여옥 사건의 전말

[사건 재구성] 국회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나

 

27일 국회에서 경찰이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 연행하려고 시도해 대치중인 가운데, 이정이

6.15부산본부 대표가 실신했다. 경찰은 이후 쓰러진 이 대표의 사지를 들고 경찰차에 태워

연행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시민단체 회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병원에

드러누웠다. 영등포경찰서는 현장에서 부산민가협 이정이(69) 대표를 폭행 용의자로 연행했

고 수사본부를 편성해 이 대표를 조사중이다. 전 의원은 현재 "(이 대표가)눈을 후벼팠다",

 

"현재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

 

그러나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멱살잡이가 있었을 뿐 폭행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에선 정말 전 의원이 '실명'을 주장할 만한 폭행이 있었던 것일까?

 

오전부터 시작된 이 대표 일행의 동선을 따라가보자.

 

이정이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 도중에도 지병으로 인해 한차례 실신했었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6.15부산본부, 부산민가협 소속 회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11

시30분 전여옥 의원 사무실 앞인 영등포구 당산1동 대일빌딩 앞에서 '민주화운동명예회복

법 개정 법률안 발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 의원이 최근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된 사건의 재심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며 대표적으로 '5·3 동의대 사건'을 거론하자, 이에 분노한 사건 관련자들이 모인

것이다. 전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동의대 사건 관련자들을 '극렬 불법 폭력배'들로 매도

했고, 이들을 민주화 유공자로 한 건 "부모에게 칼부림을 한 패륜아에게 효자상을 안긴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부터 부산에서 올라온 이정이 대표는 '5.3동의대사건'에 아들이 관련돼 있다. '5.3

동의대항쟁 구속학생 가족대책위' 대표를 맡아 학생들의 석방과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활동

을 하는 한편, 20년 넘게 사망한 경찰들의 가족들도 챙겨왔던 이 대표로서는 전 의원의 '망

언'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오전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표는 전 의원의 망언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다 눈물을 쏟으며 실

신하기도 했다.

 

40여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일부는 현장을 떴고, 이 대표를 비롯해 부산에서 올라

온 부산민가협 소속 회원 20여명이 국회로 이동했다.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민주노동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국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20분께. 이 대표를 포함해 5명이 국회 본청으로 이동했고,

나머지 회원들은 의원회관으로 이동해 이 대표 일행을 기다리기로 했다.

 

사건이 벌어진 건 이 때다. 여야 대치 상황에서 국회 사무처가 본청을 폐쇄한 가운데 이 대

표 일행이 본청 1층 로비에서 대기하던 중 12시30분께 전 의원이 본청에 모습을 드러낸 것.

 

현장에 있었던 부산 민가협 소속 윤모씨는 "전여옥 의원을 본 이정이 어머니 혼자 달려가

전 의원의 멱살을 잡았다"며 "전 의원이 고함을 지르자 우리와 함께 있던 민가협 어머니 중

한 분이 달려가서 전 의원의 머리를 살짝 잡아당겼고, 경위들이 제지해 상황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인 계승연대 조광철 명예회복 사업국장은 "이정이 어머니께서 전 의원을 보고

순간적으로 뛰어나가서 전 의원의 옷자락을 붙잡았다"며 "동시에 경위들도 뛰어나와 말려서

상황은 금방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약 15초. 찰나의 상황이었던 것이다. 윤씨는 "멱살잡이만 있었을 뿐 폭행은

전혀 없었다"면서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 국장도 '누군가 눈을 후벼팠다'는 전 의

원 측의 주장에 대해 "국회 CCTV가 있으니 확인해 보면 파악될 상황"이라며 전 의원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경위들의 제지로 본청을 떠난 이 대표 일행은 다시 국회 후생관으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했

다. 이때부터 후생관 건물 주변으로 사복경찰이 속속 배치됐다. 전 의원 측 보좌관의 신고

를 받고 영등포 서장, 형사과장 등이 현장에 출동한 것이었다.

 

이 대표 일행을 주시하고 있던 사복경찰들은 오후 2시께 이 대표 일행이 식사를 마치고 후

생관을 나오자 쫓아나와 후생관 옆 주차장 부근에서 이들을 덮쳤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주차된 승용차 밑으로 쓰러져 실신했지만 경찰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행을 시도했다. 회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경찰은 "잠깐 조사하고 보낼 거다.

협조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중 경찰이 오후 2시 30분부터 강제연행에 들어갔다. 한 간부가 "지금

부터 연행해", "끌어내", "직원들 다붙어", "적극적으로 해"라고 소리치자 곧 경찰들은 바닥

에 쓰려져 있는 이 대표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끌려가지 않으려 발버둥쳤지만 결

국 사지가 들린 채 연행돼 경찰봉고차에 실려 영등포서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지병인 심장

병과 고혈압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와 함께 부산에서 올라온 한 회원은 "건강도 안좋은 70이 다 된 노인을 어떻게 저렇

게 끌고 갈 수가 있느냐"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영등포서는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형사 5개팀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해 이 대표를 조

사 중에 있다. 영등포서는 "현재 정확한 범행경위 및 추가 가담자 등에 대해 주변 목격자,

CCTV, 국회 근무자 등을 상대로 수사해 관계자 전원을 검거해 사법조치할 예정"이라고 밝

혔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6.15부산본부, 한국진보연대 소속 회원 40여명은 27일 오전

11시 30분 전여옥 의원 사무실 앞인 당산동 대일빌딩 앞에서 '민주화운동명예회복법 개정

법률안 발의 중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정이 부산 민가협 대표가 눈물을 흘

리고 있다.

 

 

경찰이 국회 앞에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을 폭행했다면서 이정이 6.15부산본부 상임대표

를 강제연행했다. 경찰은 이 대표가 고혈압 등으로 인해 쓰러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지

를 들고 강제연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민중의소리 / 배혜정 기자 bhj@vop.co.kr

기사입력: 2009-02-27 18:05:24

최종편집: 2009-02-27 20: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