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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음악] 영혼을 담아내는 목소리

해피곰 2009. 4. 29. 20:48


    비르지니아 로드리게스(Virginia Rodrigues) 아프로-브라질리언의 새로운 목소리 비르지니아 로드리게스 1998년 반다 에바의 드럼 소리가 브라질 전역에서 울려퍼질 무렵 이런 세속적인 사운드와는 한참 다른 신성한 사운드가 흘러나왔다. 신성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비르지니아 로드리게스(Virginia Rodrigues)였다. 쎄자리이 에보라를 '능가한다'는 표현은 현재의 에보라의 지위를 고려할 때 경거망동에 해당하지만, 적어도 체중과 부피 면에서는 이 처녀가 에보라를 능가하는 듯하다. 목소리와 노래는? 이걸 가지고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로드리게스의 목소리는 에보라와도 또 다르다. 에보라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아 저런 목소리도 있었구나"라는 느낌이 다시 한번 밀려드는 목소리다. 앨범의 제목은 [Sol Negro(흑인의 영혼)]이었다. [The New York Times]는 "브라질 음악의 새로운 목소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월드 뮤직 전문 레이블들은 라이센스 계약을 맺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Bocoche Canto De Ossanha Tempo De Amor 현재 30대 중반인 비르지니아는 바이아의 가난한 흑인 노동계급 출신으로 가정부와 미장원 직원으로 일하면서 교회에서 노래부르는 것이 음악 경력의 전부인 처녀였다. 1994년 올로둠 극단(Olodum Theater Group)의 일원으로 공연 중 노래를 부른 것을 들은 까에따누 벨로주에 의해 전격적으로 발탁되지 않았다면 그녀는 계속 그렇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벨로주는 로드리게스를 위해 질베르뚜 질, 밀뚠 나씨멘뚜, 자반 등 MPB의 슈퍼스타들을 초대하여 음반을 레코딩하였고, 1997년 말에 음반이 발표되었다. 음반의 편곡은 '대중음악'이라기에는 매우 소박하다. 콘트라베이스와 하프와 기타를 중심으로 이끌어나가는 악기음은 매우 성긴 텍스처를 만들어내고, 베림바우, 땀부라, 보틀, 차임 등 '다채로운' 타악기 소리가 등장하지만 부드럽고 섬세하다. 어떤 곡에서는 반주 없이 아 카펠라로 노래부르는 경우마저 있다. 아주 오래된 듯한 그렇지만 영원할 듯한 곡조가 세상의 때가 하나도 묻지 않은 듯한 목소리를 통해 울려퍼지면 풍성한 공명이 된다. 실내악 스타일의 현악기가 등장하는 "Noite de Temporal"은 마치 오페라의 아리아를 듣는 기분까지 준다. 본인은 "내 음악을 다른 음악 위에 두려는 시도를 우려합니다"라고 말하지만. 가사의 메시지는 음반의 제목처럼 아프리카인의 긍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그걸 알아내기는 힘들지만 어떤 메시지를 말하는가와는 무관하게 '어떻게' 전달하고자 하는지는 명확하다. 깐돔블레(candomble)라는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종교적 의식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도 마찬가지다. 로드리게스의 음악은 삼바 레게보다도 더욱 오래된 아프리카의 뿌리를 찾아가는 성스러운 여행처럼 들린다. "나는 흑인들을 일으켜 세워서 그들 스스로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는 로드리게스 본인의 말 때문만은 아니다. "브욕(Bjork)의 달콤한 아마존 드림"이라는 한 웹진의 평이 무슨 말인지 몰라도 상관없다. 함부로 쓰면 촌스럽지만 '영혼의 목소리'라는 표현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쓸까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