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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없는 부실건강검진 3년만에 100배"

해피곰 2010. 8. 9. 10:06

"의사없는 부실건강검진 3년만에 100배"

 

 

건강검진을 하는 기관들이 의사도 없이 검진하다 적발된 사례가 최근 3년 동안 100배나 급

증했다. 면허도 없으면서 의료인과 짜고 대신 건강검진을 실시하거나 건강검진 후 돈을 챙

겨 종적을 감춰버리는 사례까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일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검진

기관에서 의사가 참여하지 않은 채 임상병리사나 간호사가 건강검진을 실시하다 적발된 사

례는 4만5823건에 달했다. 이는 2007년 456건과 비교해 100배가 넘는 수준이다.

 

올해도 지난 1∼5월 의사 없이 건강검진한 사례가 6318건 적발됐다. 2007년부터 올해 5월

까지 같은 내용으로 적발된 사례는 5만6051건에 달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의사들의 출국 여부를 조회한 결과 의사가 해외에 나가 있는데도 건강검

진기관들이 해당 의사가 검진을 수행했다고 허위로 보고한 사례가 한둘이 아니었다. 또 2차

검진 대상자와 전화통화한 것만으로 검진을 마쳤다고 보고한 사례도 적발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의료인도 아니면서 의료인과 짜고 출장 건강검진을 실시해 돈을 챙긴 사례도

횡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광주 지역에서는 의료인과 이면계약을 하고 기관 대표와

출장차량(속칭 '모찌꾸미 차량')을 의료인 소유로 등록, 출장검진한 일당이 내부 고발로 덜

미를 잡히기도 했다.

 

손 의원 측은 "면허도 없는 사람이 의료인과 수익률을 정해놓고 출장검진을 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챙긴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일당이 한몫 챙긴 뒤 자취를 감춰버

리는 문제까지 생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면계약에 따른 출장 건강검진의 경우 서류상 문제가 없어 정확한 조사나 급여 추징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혈액 분석을 위해 꼭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갖추지 않는 등 시설 미비와 시설 불량

으로 적발된 건강검진기관도 적잖았다.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혈액분석기를 갖추지 않

고 건강검진을 실시한 사례가 2만9304건, 정기검사에서 사용적정성 평가를 받지 않은 방사

선장비를 사용한 경우가 4171건, 원심분리기를 갖추지 않은 경우가 722건 적발됐다.

 

같은 기간 전체 의료진·시설 미비 등으로 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하다가 적발된 의료기관과

적발건수는 각각 3503곳, 35만8140건이었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은 총 37억원을 환수했다.

 

손 의원은 "건강검진장비 점검시스템을 일원화해 의사와 함께 적합한 장비를 활용하게 하고

부실한 건강검진기관은 즉시 퇴출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 / 이세경 기자 seile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