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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간지럼 태우면 괜찮은 이유

해피곰 2011. 12. 25. 10:02

[오늘의 두뇌상식] 스스로 간지럼 태우면 괜찮은 이유

 
주변을 보면 유난히 간지럼을 많이 타면서 크게 웃으며 온 몸을 배배 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간지럼을 태워도 반응이 시큰둥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간지럼을 많이 타는 사람들이 스스로 간지럼을 태워도 똑같이 간지럼을 탈까?

궁금하다면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실험을 해보자. 본인이 간지럼을 많이 탄다면 한 번 직접 간지럼을 태워보자. 아마도 다른 사람이 간지럼을 태우는 것보다 간지럽지 않을 것이다. 왜 일까?

이는 뇌가 상황에 대해 상호 예측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다른 사람이 간지럼을 태울 경우에는 스스로 상황을 통제 할 수 없기 때문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함께 느낀다. 그러나 스스로 간지럼을 태울 경우 상황을 직접 통제 할 수 있기에 뇌는 동작의 세기, 위치, 속도 등을 예측 할 수 있으므로 감각이 희석되는 것이다.

이 같은 능력은 우리 뇌의 도출성 복제라고 하는 자기복제기능 때문에 가능하다. 도출성 복제란 우리 뇌가 어느 자극에 대해 움직일 것을 명령하면서 동시에 그 동작을 똑같이 복제하여 움직임의 결과와 효과를 예측한다.

뇌는 간지러움을 유도하는 자극을 감지되면 외부의 자극에 반응을 할 것을 명령한다. 도출성 복제를 통하여 예측한 결과와 직접 몸을 움직였을 때 느껴진 실제 감각을 비교하여 감각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 자극은 외부에서 온 것으로(예. 타인의 손가락) 판단하고 간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둘이 일치하면 예측이 정확했던 것으로 판명하여 간지러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간지럼은 외부자극에 대한 신체 자극뿐 아니라 인간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반응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단순한 신체 자극이라면 다른 사람이 간지럼을 태우던, 스스로 간지럼을 태우던 간에 반응이 동일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꼬집는 것은 강도의 차이일 뿐 스스로 꼬집던, 남이 꼬집던 똑같이 아픈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이나 싫어하는 이가 간지럼을 태우거나, 간지럼을 태우는 정도가 지나치다면 화가 나는 것이다. 유아와 부모가 간질이는 놀이를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처럼, 간지럼 역시 적절히 사용한다면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글. 조채영 chaengi@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