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버지의 눈물어린 봉투
너무 그리운 나의 아버지...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를 버리고 떠나신 아버지가
제 마음속에는 더이상 없다고,
아버지라는 이름을 들어도 다시는
눈물 흘리지 않으리라고 다짐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사업실패로
몇년을 고생하다가 결국 어머니와 저
그리고 철모르는 어린 동생들을 두고
어디론가 떠나셨습니다.
그렇게 오랜시간을 우리는
아버지를 그리워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은 애증으로
또다시 증오로 그리고 무관심과
잊혀짐으로 이어져 갔습니다.
그렇게 저는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제 남편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제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기는 하셨을까요?
당신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치
예쁜 손자가 있음을 아시기는 하실까요?
우리는 그 오랜시간동안 혹시나
아버지가 집을 찾지 못하실까봐
이사도 한번 하지 않았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저희 집 현관 우유구멍으로
흰 봉투가 하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거기엔 편지도, 그 어떤 연락처도 없이
그냥 돈이 30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그건 흰봉투가 아니었습니다.
손때가 묻고 귀퉁이가 달아서
봉투인지조차도 모를만치 초라한..
그 봉투의 접힌 모양을 보고
그리고 거기에 묻은 손때를 보고,혹시나
틀림없이 아버지의 손때 묻은 봉투라 확신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다녀가신겁니다.
초라한 모습 자식들앞에 설 자신이 없으셔서
저 돈만 두고 가신겁니다.
어디서 성하게 드신 음식도 없으실텐데
그렇게 돈만 두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또 불과 얼마전 다시
10만원이 들어있었던 봉투가 떨어져 있다고
친정엄마께 연락이 왔습니다.
엄마는 몇날며칠을 울기만 하느라고
식사도 못하셨다고 합니다.
얼마나 설움이 받치고,
가슴이 미어지던지...
우리를 버린줄만 알았던 아버지는
늘 우리곁에 계셨었나 봅니다.
아버지..이제는 돌아오세요.
혹시 어디선가 이방송을
들으셨다면 돌아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