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으로 성공한 M 사장은 오늘 동창회가 있었다.
이번 모임에는 오랜 친구인 P 교수와 K 상무가 결석하였다.
P 교수는 본래 유복하게 태어나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
그는 지난 겨울부터 오른쪽 팔 다리가 무거운 것 같다고 하더니,
요 며칠 전엔 숟가락 들기가 거북하여 병원에 입원하였다고 한다..
K는 사람이 좋아서 친구들이 그의 집에서 먹고 자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는 늘 배가 나와 있었는데,
요사이 더 배가 불러지고 눈이 아프고 뱃속이 불편해져서
종합검진을 받았더니 복수증(腹水 ascites)이 있었고,
그것은 오래된 간디스토마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런 소식을 듣는 순간 M 사장 자신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얼마 전부터 본인 역시 머리가 아프고 뒷목이 뻣뻣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다리가 묵직하였다.
최근에는 기억력이 많이 감퇴되었고 왼쪽 손발이 둔해졌고
대소변도 시원치 않았으며 허리도 아프고 항상 노곤하였다.
얼른 병원에 가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중풍이나 복수증에는 걸리지 않았음이 확인되었으나,
본인 역시 고지혈증과 순환기장애, 비만증, 퇴행성관절염이 있었고,
통풍과 지방간의 위험성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병명은 수년 전 M 사장 형님의 진단명과 똑같은 것들이 아닌가?
그후 형님은 뇌혈관장애와 간경화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M씨 자신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리고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
내가 이제는 정말 나이를 먹은 것일까?',
‘늙으면 왜 질병에 더 잘 걸리는 것일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