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찍기는 살인미수" 비난여론 확산

"방패찍기는 살인미수" 비난여론 확산

영상 접한 시민, 누리꾼 충격...경찰 대응 안이해

 

경찰이 방패로 시민의 머리와 목덜미를 내리찍는 영상을 <민중의소리>가 최초 공개한 이후

일제히 언론에 보도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해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경찰이 6.10 범국민대회를 마치고 해산작전에 돌입하면서, 방패로 달려가는 시민의

머리를 가격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11일 공개한 동영상을 접한 시민들과 누리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수십개의 토론글과 댓글이 달리면서 ‘살인경찰’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

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영상에 나타난 경찰의 폭력 행태가 폭력 과잉 진압 논란을 넘어 공

권력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해당 경찰관을 ‘살인미수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만큼 영상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이 충격적이란 얘

기다.

 

누리꾼 류현씨는 “저걸 보니 5.18때 도망가는 시민을 곤봉으로 내치는 특전사가 생각난다”

며 혀를 내둘렀다.

 

“국민들이 화가 나 쇠파이프 들고 화염병 들고 맞서면 정당방위 맞습니까? 왜 우리가 하면

불법입니까? 왜 니들은 하면 되고 우리가 하면 불법입니까? 니들은 사람패면서 우리가 그

걸 막으려고 자기방어하면 불법이 됩니까?(아이디 ‘탱이’)”라며 울분을 쏟아내는 글도 넘치

고 있다.

 

방패찍기 영상과 함께 경찰이 50cm 길이의 쇠뭉둥이 모양의 ‘삼단봉’을 사용한 것에 대해

서도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위 진압 현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삼단봉’의 등장도 그렇고 기자를 향해 휘두르는

경찰의 모습에 시민과 누리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삼단봉은 진압용 도구가 아니라 강력범과 맞설 때 쓰는 호신용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만 경

찰은 당일 기자를 향해 휘둘렀다. 인터넷에서는 방패를 찍는 영상에서 복수의 경찰이 등장

해 신분 확인이 어려웠지만 삼단봉을 휘두른 경찰관의 정지 화면을 사진 파일로 올리고 ‘자

체 수배’에 나섰다. 여론의 향배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경찰은 하지만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여론의 추이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경찰은 논란이 확산되자 11일 저녁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공식 브리핑을 열었다. 하지만 조치

는 ‘계획’일 뿐이고, 조사 중이라는 말 밖에는 없었다.

 

경찰은 오후 5시 30분경 최초 입장 발표에서는 “방패를 사용규정에 벗어나 과도하게 사용

된 점이 확인될 경우 행위자는 물론 감독자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

다. 하지만 저녁 6시 35분경 공식 브리핑 자료에서는 “대규모 불법 폭력집회에서의 급박한

상황에서 방패를 공세적으로 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조사 중에 있으며 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할 계획”으로 문구가 바뀌었다.

 

미묘한 차이지만 ‘불법 폭력집회’였고, ‘급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세적인 방패

사용을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예상된다.

 

특히 경찰은 ‘조사 중’이란 입장을 고수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하

다. 공권력을 과도하게 사용된 점이 영상에서 수차례 확인되고 비난 여론이 급속히 퍼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경찰이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민중의소리>와 만난 경찰 관계자는 또한 ‘방패로 내리찍는 경찰이 경찰관 기동대 소속이

아니냐’는 지적에 “방패는 전의경과 경찰관 기동대가 같이 쓰는 장비이기 때문에 알 수 없

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해당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만이 사용하고 있는 보호장구(헬멧, 목

보호 장비)를 하고 있어 충분히 경찰관 기동대 소속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

고 경찰은 시종일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찰은 또한 삼단봉에 대해서는 경찰의 공식 장비가 아니라는 의혹이 일자 “6. 10 범국민대

회 시위관련 사용된 호신용 경봉은 경찰 장비 규칙에 규정된 지급 장비”라고 해명하고 기자

에게 삼단봉을 휘두른 점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일노동뉴스 /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기사입력 : 2009-06-12 08:15:08 ·최종업데이트 : 2009-06-12 08:5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