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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싫다고 매관매직 허용하는 정부

해피곰 2010. 1. 12. 13:29

공무원노조 싫다고 매관매직 허용하는 정부

"다면평가제 폐지는 공직사회 부정부패 확대로 이어질 것"



옛말에 “여우 잡으려고 호랑이 불러들인 꼴”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공무원’, 이보다 더

싫은 게 ‘노동조합’,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더 싫은 것이 ‘공무원노동조합’인 것은 이미 지

금까지의 행태를 보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싫다고 해서 공무원노조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매관매직의 가능성을 불러오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공무원노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

법을 모색해 왔다. 이런 기조 속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노조담당자들과 워크숍 등을 통해 다

양한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과정 중에서 제기된 것이 다면평가제를 폐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이를 행정안전부가 전격 수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지방의 노조담당 공무원들은 공무원노조가 다면평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함부

로 탄압하기 어려운 측면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지방의 노조 담당공무원들이

공무원노조를 탄압하는데 앞장서다가 조합원들에게 나쁜 평가를 받는 게 두려웠던 모양이

다. 문제는 오직 공무원노조를 무력화 시키는 데에만 정신이 팔린 행정안전부가 다면평가제

의 본래 취지와 내용에 대한 정밀한 검토 없이 다면평가제 폐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다면평가제는 민선 이후 발생되고 있는 공직사회 내의 줄서기, 매관매직, 연고주의 등의 잘

못된 관행을 없애고자 도입된 민주적인 제도이다. 공무원에 대한 평가를 윗사람의 일방적인

평가에서 동료, 하위직원, 민원인 등으로 넓혀서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진 제도이다. 물론, 이 제도가 지금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부의 문제점이 제기된 부분은 평

가자의 수를 더욱 늘리든지, 분야를 다양화 하는 방법으로 개선 보완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승진인사의 평가대상에서 삭제

하는 극단적 선택으로 다면평가제를 무력화시켜 버렸다. 이러한 행정안전부의 결정은 공직

사회를 줄서기와 매관매직, 연고주의의 함정으로 빠뜨리게 될 것이다. 지금의 공직사회는

다면평가제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그 적용범위가 좁은 관계로 좀처럼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

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폐기된다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커질지는 불 보듯 뻔하다.


지금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은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승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금품수수

의혹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훨씬 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의 유형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오사칠서’라는 말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떠돌아다니겠는가? 즉 사무관

승진에 오천만원, 서기관 승진에 칠천만원이 공식단가라는 이 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더욱이 요즘 공직사회에서는 심지어 승진을 앞두고 어른 상을 당하면 복 받은 사람이라고

부러운 눈길을 받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 번에 목돈을 뽑아다 건네면 받는 사람도 나중

에 혹시 모르는 수사에 걸릴까봐 부담스러워 안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큰일을 치르면

부조를 통하여 목돈을 만질 수 있어서 나중에 목돈이 빠져나간 자리가 드러나지 않게 된다

는 소문이 정설로 통하는 것이 현재의 공직사회이다.


지난번에 비리 혐의가 드러난 서울의 모구청장의 경우에는 심지어 지역 내에서 카센터를 운

영하는 측근까지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승진 대상에 있는 공무

원들이 구청장의 측근으로 소문난 지역의 카센터 사장에게까지 찾아가 금품을 제공하고 승

진을 부탁하는 정도이다. 상황이 이 지경임에도 행정안전부는 매관매직에 대해선 아무 대책

없이 다면평가제를 폐지한 것이다.


공직사회의 매관매직 관행은 매우 뿌리 깊은 일이다. 역사에서 보면 매관매직이 일반화되었

던 조선시대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명박 정부는 돌이켜 볼 일이다. 나라를 빼앗기고도 일본

에 아부하면서 호위호식 했던 지배층이야 나라 없는 설움을 잘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빼앗

기고 굶주림에 내몰렸던 민중들의 입장에서는 치가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공무

원노조가 싫다고 하여 매관매직을 부르는 조치를 취하는 정부가 과연 제대로 정신을 가진

정부라고 할 수 있을지 정말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진보넷 / 정용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