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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보험료 못내요…선처 부탁드립니다”

해피곰 2010. 3. 25. 15:29

“돈 없어 보험료 못내요…선처 부탁드립니다”

빈곤층 건강보험 체납자들 '체납료 결손처분' 집단제기

 

 

"사업 실패와 과도한 부채로 생활고를 겪으면서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용

불량자라는 낙인 때문에 취직도 어렵지만, 세 아이를 부양해야 합니다.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다고 밝힌 신아무개씨는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건

강보험체납료 결손처분'을 위한 민원을 제기했다. 그동안 체납한 건강보험료는 400만원. 신

씨는 "지금 수입으로는 체납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빈곤사회연대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이 구성한 의료사각지대건강권보장연대는 신씨와 비슷

한 처지에 있는 158명의 빈곤층 건강보험료 체납자들을 모아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

건강보험공단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건강권보장연대는 "한국의 건강보험 체납가구는 200만가구에 이르고 이들 가운데 대다수인

89%가 가구별 연간 소득이 5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이라며 "보험료 체납에 따라 건강보험

을 적용받지 못해 아파도 병원에 못 가고 참아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험료를 장기간 납부하지 못한 빈곤층을 위해 매년 3월께 자체 심사
통해 '건강보험체납료 결손처분'을 하고 있다. 빈곤층 가구의 체납 보험료를 탕감해 주면

건강보험을 계속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권보장연대는 "장기 체납자에 대한 결손처분제도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시행

도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공단은 1조3천억원 흑자를 기록한 2008년 장기 체납자의 39%를 결손처분 했지만 적자를

냈던 지난해에는 1%만을 구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집단 민원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일부는 보험료 장기 체납에 따라 재산이나 월급통장

까지 압류를 당해 생활마저 영위하기 어려운 지경에 놓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권보

장연대 관계자는 "빈곤층 건강권 보장을 위해 건강보험료 장기 체납자에 대한 결손처분을

확대하고 압류 등의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매일노동뉴스 / 김봉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