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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출수 퇴비로 사용?...상식 이하”

해피곰 2011. 2. 19. 17:50

“침출수 퇴비로 사용?...상식 이하”

정운천 ‘침출수 퇴비’ 발언 반복...농림부도 “고려 안 해”


‘소’와 유독 인연이 깊은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발언이 또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나라당 구제역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침출수를 퇴비로 쓸 수 있다”는 발언한

것. 하루 동안 전문가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나 정작 정 최고위원은 귀를 막고 있는 모

양새다. 정 최고위원은 1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주장을 발언을 거듭 반복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축산분뇨가 그대로 하천으로 흐르면 크게

환경오염을 일으키지만 퇴비로 만들어서 논밭으로 가면 큰 자원이 된다”며 “내용물을 흡입

해서 지금 신기술 공법이 많이 나와 있는데 그걸 고온멸균에 의해서 재생비료를 만들 수 있

는 방법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제역 가축 집단 매몰에 의한 2차 오염 우려에 대해서도 정 최고위원은 “영국에서는 600

만 마리를 매몰한 적이 있습니다. 또 대만에서는 380만 마리 우리보다 더 많게 했는데 거

기도 공중보건에 이상이 있는 것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대부분은 매뉴얼대로 된 상
로 3~4개월이 지나면 안정이 될 것이고, 침출되는 것은 자연의 정화에 의해서 해결이 된

다.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구제역 국정조사’에 대해 “3개 부처가 합동으

로 조사를 해서 대책을 강구하고 사후보상을 진행을 하고 있는 시기에 그러한 국정조사는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침출수를 비료로 쓸 수 있다는 표현은 상식선 이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18일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가

축의 분뇨를 퇴비로 사용할 때에도 유기물 농도라든가 질소의 농도를 규제하고 있다”며 “지

금 매몰지에서 발생되는 침출수는 고농도로서 그것이 외부로 유출됐을 때에는 또 다시 분해

가 되면서 악취를 풍기고 환경에 여러 가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그 자체를 퇴비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또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구제역으로 환경오염이 없었다”는 정 최고위원의 주

장에 대해서도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시간적 여유를 두

고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또 예전에는 돼지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돼지보다 4~5배 더

큰 소다 보니 침출수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으며, 이전에 302곳에 매몰지가 있지만 이번에
4천 곳의 매몰지로 그 면적이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3~4개월이면 안정된다”는 식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배 교수는 “매몰지의

지반 침하가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지반 침하가 일어나면서도 악취가 굉장히 심하게

난다”며 “구제역 그 자체는 3월에 온도가 올라가게 되면 종식이 될 수 있겠지만 환경오염

은 3개월 내에 종식이 아니라 3개월 내에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17일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농사를 20년 지어봐서 잘 안다고 생

각하는데, 구제역 침출수는 무기물 폐기물이 아니고 사실 유기물로 잘 활용하면 퇴비를 만

들 수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구제역이 4번에 걸쳐 발생해 매몰지역이 382곳이었는데 환

경오염은 없었다. 씨앗 열 개가 큰 숲을 이룰 정도로 자연의 섭리는 대단하고 자연정화 능

력도 참 대단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민주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은 17일 일제히 논평을 내 정운천 최고위원의

발언을 ‘무책임한 망언’이라고 비난했으며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은커녕 국민

과 축산농민의 공적으로 전락한 정운천 최고위원을 즉각 사퇴시키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 최

고위원의 ‘침출수의 퇴비화’ 발언과 관련해 “실제적으로 과학적으로 볼 때 (침출수에) 퇴비

의 용도가 있느냐의 문제를 떠나 국민정서 부분까지도 감안해 판단해야 될 문제”라며 “현재

침출수를 다른 데 이용하는 문제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참세상 / 김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