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더부룩한 '소화불량증' 도대체 왜?
오늘도 소화불량증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김 부장'을 위해
아침부터 이사장실에 불려 가 한소리 들은 김 부장(53살). 부하직원은 사고치고, 위에서는 욕 듣는 생활이 계속이다. 스트레스 가득한 채 점심을 먹었더니 윗배가 영 더부룩해 병원에 들렀더니 또 소화불량이란다. 의사는 만성 소화불량증에 시달리는 김 부장에게 한마디 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안 좋으실 겁니다.”
‘속’ 안 좋은 사람이 늘고 있다.
김 부장처럼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6년(2006~2011년) 동안 ‘소화불량’ 질환 관련해 지급한 건강보험 진료비가 얼마인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소화불량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연평균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화불량증 진료인원은 2006년 48만 9천 명에서 2011년 64만 명으로 15만 명가량 늘어났다. 성별로 따지면 남성은 2006년 19만 8천 명에서 2011년 25만 9천 명, 여성은 2006년 29만 1천 명에서 2011년 38만 2천 명으로 늘어났다.
진료인원은 50대가 가장 많았는데 2011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인원 비율을 보면 50대가 15.5%, 40대 13.6%, 30대 12.4% 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많은 김 부장, 왜 계속 속이 더부룩한 걸까? 만성 소화불량증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원선영 교수가 소화불량 질환의 원인, 치료법, 생활습관 개선방법과 식이요법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대체 소화불량이 뭐길래
소화불량이란 용어는 의료인에게나 일반인에게 다양하게 사용되는 만큼 다양하게 해석된다. 소화불량은 원인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상복부 증상이 있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소화불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기질성 소화불량증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다. 기질성 소화불량증은 증상이 생긴 이유를 설명할만한 질환이 있는 경우다. 반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현재 가능한 검사방법으로는 증상을 일으킬만한 어떤 소견도 관찰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진단적 의미에서 소화불량은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상복부에 중심을 둔 통증이나 불편감이 만성적 경과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불편감에는 상복부 만복감, 조기 포만감, 팽만감, 오심, 구역, 트림 등 다양한 증상이 포함된다.
김 부장, 그가 아픈 이유는?
소화불량은 병리생태도 여러 가지로 설명되는 이질적 모임의 집합체다.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고,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도 없다.
현재까지 대두되는 원인으로는 위저부의 위 적응 장애, 위장관의 운동 이상, 위 내장감각의 비정상적인 예민성, 정신․사회적 요소, 산 분비 이상, 십이지장의 기능 이상, 헬리코박터균 등의 위장관 감염 등이 유력한 발생기전으로 알려졌다.
왜 소화불량 환자가 늘어갈까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일차, 이차, 삼차 의료기관 모두에서 가장 흔한 소화기질환이지만 유병률에 관한 정확한 연구는 없다.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제산제, 소화제 등을 먹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6년간 환자가 왜 늘어나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 일부 연구에서 지나친 스트레스가 기능성 소화불량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 스트레스 증가가 그 원인일 수 있다.
소화불량일 때 치료하는 방법
상복부 증상이 지속하면 우선 기질적 질환 유무를 명확하게 검사한다. 검사를 반복적으로 하기보다는 의사와 긴밀한 상담 후 증상에 맞는 약물을 투약하는 것이 좋다. 정신 치료는 증상이 심하고, 약물치료에 반응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김 부장의 속 편한 삶 위한 생활습관 개선방법과 식이요법
소화불량증 환자 대부분은 증상이 음식과 관련 있다고 호소한다.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면 증상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실제 고지방 음식은 위 배출 기능을 떨어뜨린다. 소화불량증을 자주 겪는 환자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도 제한하면 치료에 도움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위 내용물 배출을 느리게 하므로 소화력이 많이 떨어진 환자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습관이 평소 불규칙한 사람은 식생활 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장기간 결식하는 사람은 위장 점막이 위축되거나 위산 과다 분비로 손상 등을 입어 과식으로 생기는 소화불량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늦은 밤에 식사하면 생리적으로 밤에는 위 배출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소화불량 증상이 악화한다. 식후 과격한 운동도 위 배출 기능 저하, 위 식도 역류에 의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즐겁지 않거나 불편한 식사도 위 배출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평소 음식을 급하게 먹는 습관이 있다면 위의 이완기능을 활용하지 못해 트림, 복부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음식은 천천히 여러 번 씹은 후 삼키는 식사습관도 중요하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원선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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