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지지합니다” 성균관대 교수들이 8일 교내 호암관에서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나오자 학생들이 복도에서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
대학 교수에서 시작된 이명박 정부의 국정 독주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문인과 법조계 등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188명의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문인들로 구성된 ‘6·9 작가선언’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작가선언은 진보 성향의 작가단체인 한국작가회의와 별개로 정치적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자유주의 성향의 문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미리 공개한 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의 일반 원리와 보편가치를 무자비하게 짓밟으면서 달려온 이명박 정권 1년은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양한 문학적 지향과 정치적 입장을 지녔던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선언을 함께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회의 현실이 작가들에게 깊은 절망을 안겨 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작가들은 선언문과 함께 188명 개별 작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한 줄 선언’을 낭독한 후 시청 앞 광장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최일남)도 같은 날 문학평론가 염무웅·도정일, 소설가 현기영·구중서 등이 참여한 가운데 현 정권 실정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법조계도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시국선언 움직임에 가세했다.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변호사·법학교수 모임은 10일 오전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등이 주도한 시국선언문에는 법률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명박 정부 이후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비판과 요구 사항이 담길 예정이다.
전국 대학가에서는 이날도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계속됐다.
성균관대 교수 35명은 정부의 무리한 공권력 사용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선언문을 통해 “학생들에게 가르쳐온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학생들이 비민주적 정치 행태를 보고 실의에 빠지거나, 저항하다 희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신대·우석대·인천대 교수들도 현 시국에 우려를 표명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