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무죄!", "무죄!"

"무죄!", "무죄!", "무죄!"

경찰 '묻지마 연행' 법원에서 제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고 있다. 경찰이 집회 현

장에서 있었던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놓고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권모(36)씨는 지난해 8월 15일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촛불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쏜 파

란색 색소가 옷에 묻어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의 주장에 권씨는 친구와 함께 집회 현장을 지나가다 색소를 맞았다며 집회 참가 혐의

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광우 판사는 집시법으로 기소된 권모씨에 대해 “권씨가 당시

시위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시위 현장을 지나치는 길이었다는 사실이 인정된

다"며 "권씨를 체포한 경찰관 역시 권씨가 집회에 참가한 사실을 본 적이 없고 옷에 색소가

묻은 사람을 검거하란 명령을 받고 권씨를 체포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

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강모(30)씨의 경우도 권씨와 비슷한 사례다. 강씨는 지난해 6월 1l일 경찰버스에 올라가 휴

대전화기로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지만 경찰은 시위에 참가했다는 혐의로 강씨를 연행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장용범 판사는 "경찰버스 위에는 사진기자 등 시위를 구경하는

사람이 많았고 김씨는 검거 당시 정장차림이었으며 시위에 필요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았다"며 "버스 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시위에 참가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한 "설사 강씨가 시위에 참가했다고 해도 경찰이 설치한 경찰버스 장벽으로 이

미 세종로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만큼 시위대의 행위가 교통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

다"며 일반교통방해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일반교통방해와 집회ㆍ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

(50)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김씨가 구호를 제창하거나 시위용품을 소지한 것을 본 사람이

없다"며 집회 참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경찰을 때린 혐의는 그대로 인정해 벌

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촛불집회에 참가해 경찰을 때린 혐의로 기소됐지만 당시 집에 가기 위

해 코리아나 호텔 인근을 지나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에게 '묻지마 연행'을 하지 말라고 했

는데 이번에 법원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경찰은 집회를 해산 위주로 해야 하는데 연행이나 진압 위주로 집회를 대응하고 일단

잡아두고 48시간 구금이 되면서 인권침해 등 피해자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경찰의 집회

시위 대응을 비난했다.

 

매일노동뉴스 /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