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중단 “3차 파업 준비”
김기태 위원장 “절반은 승리했다”...“고뇌에 찬 결정 존중”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파업 8일째였던 3일 오후 6시 파업을 잠정 중단했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민주노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랑하는 2만
5천 철도 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잠시 현장으로 돌아가 3차 파업을 준비하
자”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파업 시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온 상식을 깨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의 피로도를 최소화 해 이후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결정으로 보인다. 또한 장기 파업으
로 인해 발생할 안전사고 우려도 노동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위원장은 “우리의 정정당당한 투쟁에 불법과 몰상식으로 맞선 정부와 철도공사에게
아직 우리의 힘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며 “지금의 피로와 피곤을 재정비하고 더 큰 힘을 모
아 저들에게 다시 한 번 본때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어 김기태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절반은 승리했다”며 “정당한 파업에 온갖 불법으로 맞
선 허준영 사장과 관료들의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 참세상 자료사진
한편 철도노조가 파업까지 철회하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철도공사는 파업 철회와는 상
관없이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 등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는 “사실상 노조
가 항복한 것”이라며 갈등해소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으며 국토해양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철도공사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로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8일 만에 중단되었지만
노사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자 진보정당들은 성명을 내고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은 지속될 것”
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불법적인 노조탄압 발언을 쏟아내고, 파
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징계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철도노조는 너무나도 힘든 조건에서 ‘합
법파업’을 했다”며 “허준영 사장이 철도노조가 요구한 ‘성실한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철도노조는 다시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철도공사
사측에 있다”고 밝혔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파국적 상황을 막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노동자들이 대승
적 결단을 한 것에 대해 가슴 쓰리지만 존중한다”며 “노동자들은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
인내의 길로 들어섰는데 사측과 정부의 응당한 반성과 화답이 없다면 국민들은 정부와 사측
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진보넷 /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