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오히려 노조법 대안으로 떠올라
민주노총 토론회, “이 기회에 산별교섭력 확장”
타임오프-전임자임금지급금지, 창구단일화-복수노조를 골자로 한 노동관계법(노조법) 개정
대응을 놓고 열린 민주노총 토론회에서 산별노조를 통한 돌파가 주요한 대응방안으로 제시
됐다.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노조법 개정과 노동운동의 대응’이라는 긴급토론회를 통해 복수노조
와 전임자 문제에 대한 법률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토론회에는 200여명이 참가해
변경 노조법 대응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관심이 드러났고 다양한 법적인 쟁점과 대응 방
안이 모색됐다.
특히 법통과를 전후해 산별교섭 무력화 가능성 때문에 산별노조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 기회에 더욱 산별노조를 강화해 산별교섭력을
높여 돌파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산별노조 강화를 통한 노동운동의 사회적-정치적 영향력 확대해야
‘복수노조 및 창구단일화의 법리적 문제점 및 노조환경의 변화’라는 내용으로 주발제를 한
김철희 참터합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산업별노동조합의 강화를 통한 노동운동의 사회적-정
치적 영향력 확대와 이를 통한 교섭력 확장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철희 노무사는 산업별 통일교섭의 실시가능여부를 놓고 “이번 변경 노조법은 창구단일화
를 통한 다중교섭을 금지하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지만 초기업별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
간에 진행하는 산업별 통일교섭은 창구단일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창구단일화의 목적이 기업단위 교섭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산업별 통일교섭은 영역
적으로 기업단위를 초월하여 진행되는 교섭방식인데다가 개별 사업주가 직접적인 교섭주체
가 아니라 사업주가 가입한 사용자단체가 교섭의 주체라는 점에서 위와 같이 해석되는 것에
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 노무사는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은 가장 유리한 것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관
계법의 기본 취지”라며 “산별협약은 해당 산업 전체의 근로조건 일반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
으로 상당한 보편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원칙적으로 산별협약을 우선적으로 적
용하도록 하면서 보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김철희 노무사는 노동운동의 대응을 두고는 “복수노조 법률이 시행되기까지 1년 6개월은
노동조합운동의 조직적 혁신이라는 묵혀두었던 숙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기간”
이라며 "산업별노동조합의 강화를 통한 노동운동의 사회적-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이를 통한
교섭력의 확장이 주요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동시에 산별교섭협정과 자율교섭협
정의 체결을 통해 사실상 기업단위의 창구단일화 교섭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진행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산별노조는 단위노조라서 산별 활동은 타임오프 대상업무”
‘타임오프제의 법리적 문제점과 노조환경의 변화’라는 주제로 두 번째 주 발제를 맡은 권두
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산별노조도 단위노조이기 때문에 산별노조 활동도 타임오프
대상 업무가 된다고 풀이했다.
권두법 변호사는 ‘산업별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동종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직접 가입하고 원칙적으로 소속 단위사업장인 개별 기업에서 단체교섭 및 단체
협약체결권과 조정신청 및 쟁의권 등을 갖는 단일조직의 노동조합이라 할 것이므로, 산업별
노조의 노동조합 업무를 사용자의 사업과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
련된 활동으로 볼 수는 없다”는 2007년 대법원 판결(2005두11418)을 예로 들었다.
권 변호사는 타임오프 범위 내에서 산별노조가 아닌 연맹과 같은 상급단체에 전임자를 파견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놓고는 “노동부는 ‘상급단체에 파견된 전임자의 업무는 노사공동 및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이라고
하여 부정하고 있지만 노사공동의 이해관계 부분은 법률에서 삭제되었다”면서 “노동조합의
단결력 유지,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위한 상급단체와의 연대활동은 당연히 노조의 유지관리
업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권두섭 변호사는 타임오프와 산별노조와의 관계 뿐 아니라 타임오프의 다양한 쟁점을 짚기
도 했다. 권두섭 변호사는 “전임자 활동과 전임자 급여지급 내지 타임오프는 별개”라며 “제
24조 제3항을 신설하여 전임자급여지급과 전임활동보장은 별개임을 명확히 했다. 법개정을
빌미로 한 전임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침해할 수 없도록 재차 확인하는 규정을 두었고 침
해시는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된다”고 밝혔다.
권두섭 변호사는 “시행령에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인원도 정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사실상 전임자 수의 기준으로 작용될 수 있다”면서 “법률이 예정한 것은 근로시간의 한도만
을 설정하는 것이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인원수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었다. 설사 고시
기준으로 정해진다고 해도 이는 단지 권고적인 의미로 축소 해석되어야 할 것”이라고 못 박
았다.
타임오프의 대상업무 중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의 범위’
라는 문구 해석을 놓고는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은 법적 의미가 없는 수사적인 용어로 굳이
의미를 찾는다면 법을 위반하지 않는 노조법상 노조의 정의에 부합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보
아야 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노사공동의 이해관계에 관한 활동에 국한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쟁의행위시의 노조 유지관리업무 역시 그것이 법에 위반된 쟁의행위가 아닌
이상 쟁의행위시의 노조유지 관리업무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두법 변호사는 “당장 올 7월 1일 부터 타임오프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특단협
을 관철하거나, 내년 상반기에 단협 유효기간을 맞이하는 사업장은 1년 또는 2년 정도후에
전면화 되므로 필연적으로 전임자 축소, 노동조합 재정 악화, 현장활동 위축을 가져올 것”
이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후 현장활동 방식, 전임자활동 방식의 변화, 조합비 인상, 산
별노조로 조직적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 변호사는 특단협의 원칙으로 “‘현재의 전임활동 및 조합활동에 대한 유급보장시간’을 사
업장단위에서 총량적으로 유지함을 원칙으로 하자”면서 “다양한 변수들이 있으므로 교섭 타
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고, 단위사업장의 투쟁이 아니라 공동투쟁으로 1차는 4월말 타임오
프 상한이 의결되기 전에 총파업을 포함한 공동투쟁이 필요하고, 법시행전인 6월에 2차 공
동투쟁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세부 대응방안으로는 기존 단협 유지, 조합간부 및 조합원 활동보장시간 최대 확보, 노조발
전기금 등 노사공동출연 등 운영, 타임오프(time-off) 최대 확보, 조합비 인상, 사업장내 상
근인력 효율적 관리, 산업노조 또는 연맹에 권한과 책임 위임, 전임자 중심의 조합활동 관
행 변화, 공동 조합활동 등을 제시했다.
권두섭 변호사는 또 “근참법, 산안법상 각종 협의회, 위원회, 고충처리 활동은 물론이고, 단
협상 각종 위원회 활동은 타임오프와는 별도이기 때문에 유급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제시
했다.
진보넷 / 김용욱 기자 batblu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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