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 없이 제정한 연봉규정, 법적 효력은?

노사합의 없이 제정한 연봉규정, 법적 효력은?

한국공항공사노조, 이사회 결정 시행중지 가처분신청

 

 

정부가 올해 말까지 모든 공기업에 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공항공사 이사

회가 노사합의 없이 직원연봉규정을 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가 제정한 규

정의 시행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7일 한국공항공사노조(위원장 이대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공사 이사회는 전 직원에게 연

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연봉규정을 제정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이사회 결정은 임금·단체

협약 위반이며, 연봉제가 강행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된다”며 지난달 말 서울

남부지법에 직원연봉규정시행중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공사의 임금·단체협약에 따르면 연봉제는 노사 간 합의사항이다. 그럼에도 공사는 이사회

개최 한 달을 앞두고 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한 노사협의를 요청했다. 노조의 반발로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사는 2008년 12월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총액보수제를 연봉제로 명칭 변경해 도입·시행

하되 세부사항은 노사합의로 정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거

세지자 장한희 전 노조 위원장은 연봉제 도입 합의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노조에서도 제

명됐다.

 

이대경 위원장은 “연봉제 도입은 명백한 노사합의 사항”이라며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가

연봉제 규정을 제정한 것은 단협 위반이며,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모는 부당한 결정”이라

고 비판했다.

 

매일노동뉴스 / 김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