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종합병원"… 健保(건보)재정 악화 감기만 걸려도 큰 병원 찾아 360개 종합병원 진료비 비중 5년전 22%서 작년 26%로 늘어 동네 의원 문 닫게 만들어… 의료시스템 무너질 위험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사는 이모씨(42)는 최근 온 가족이 독감에 걸려 두 딸과 함께 마포 에 있는 한 종합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동네에도 의원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큰 병원을 가 야 맘이 편해 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갔다"며 "진료비는 다소 비싸지만 큰 부담은 아 니다"고 말했다. 이씨가 동네의원에서 지급하는 비용은 1인당 3000원 수준이지만 종합병원 에서는 1만5000원이었다. 감기, 당뇨 등 외래환자들이 동네 의원은 가지 않고 종합병원만 선호하는 종합병원 쏠림현 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의료 당국은 의료기관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미한 의 료환자들은 1단계 요양기관(의원·병원)을 거쳐 2단계 요양기관(종합병원 이상)을 가도록 규 정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들의 종합병원 선호 현상이 강한데다 경영난을 겪는 일선 의원에 서 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는 진료의뢰서(요양급여의뢰서)를 남발해, 이 같은 규정은 유명무 실해진 실정이다. 본지가 22일 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건보급여 지급 내 역을 전수 조사(연간 9억여건)한 결과, 종합병원으로 외래 환자 쏠림현상은 해마다 심해지 고 있었다. 360개에 불과한 종합병원이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엔 22%에서 지난해 26.9%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종합병원에 곧바로 갈 수 있게 한 특수상황 을 감안하더라도 2008년에 이미 25.8%까지 올랐다. 반면 2만7000여개에 이르는 의원급의 외래환자 진료비 비중은 2005년 52.6%에서 작년엔 47.9%까지 줄어들었다. 감기환자 진료비만 따로 떼어 분석한 결과, 종합병원의 진료비는 2005년 892억원에서 작년 2321억원으로 5년 사이 3배(2.6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의원들은 같은 기간 1조2228억원에 서 1조4915억원으로 1.2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문제는 이 같은 종합병원 쏠림현상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의원들의 경영난을 부채 질해 의료 체계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감기환자의 경우 의원에서 평균 진 료비는 1만1516원이고 종합병원(대학병원 기준)은 평균 5만4355원이다. 이중 본인 부담금 은 각각 3246원과 3만4825원이어서, 종합병원으로 가서 발생하는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건 강보험금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건보공단 최원영 부장은 "의원에도 대부분 전문의가 있어 충분히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도 묻지마식으로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보험료를 내서 유지하는 상황에서 비싼 종합병원에 쏠리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경미한 환자가 종합병원에 몰리면 정작 시급한 중증 환자의 치료가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1일 "종합병원 쏠림현상으로 동네 의원의 35%가 빚을 지고 있으며, 평균 부채 규모는 3억8000만원"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의협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임금자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종합병원을 굳이 갈 필요가 없는 감기환자나 당뇨 등 만성 질환자들이 대거 종합병원으로 쏠리면서, 의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문을 닫고 있다"면서 "동네 의원들이 무너지면 국민들이 병원 가는 거리가 그만큼 멀어지는 등 의료 시스템 자체 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Chosun.com / 이인열 기자 yiyul@chosun.com |
'◐ 건강(노인요양)보험 > 건강보험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보험재정 위협 사무장 병·의원 집중단속 (0) | 2010.04.27 |
---|---|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0) | 2010.04.25 |
예산낭비 종이 건강보험증 폐지 본격화 (0) | 2010.04.21 |
"건보재정 악화, 국고지원으로 해결하라" (0) | 2010.04.20 |
현업 의료인 81.2% 영리병원 ‘반대’ (0) | 2010.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