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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사건 위헌…“MB 정권, 어처구니없는 짓 했다”

해피곰 2010. 12. 29. 17:24

미네르바 사건 위헌…“MB 정권, 어처구니없는 짓 했다” 

헌재 "표현의 자유 침해…과잉금지원칙 위배"



28일 헌법재판소가 인터넷논객 미네르바(박대성씨)에 적용됐던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

“허위의 통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박대성씨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

소원에 대해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의 통

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공익의 개념이 불명확하고, 국민에게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허위의 통신’

가운데 어떤 목적의 통신이 금지되는 것인지 고지해 주지 못하고 있어 명확성 원칙에 위배

된다”고 밝혔다.


위헌 판결을 내린 재판관들은 “허위 통신 자체가 사회적 해악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데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해 국가가 일률적으로 개입해 처

벌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인정한 헌재의 합리적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차 대변인은 이와 관련 “그동안 검찰의 과잉수사로 미네르바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고생하

셨다. 이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명박 정권은 틈만 나면 네티즌(미네

르바 등)을 괴롭히는 일을 이젠 그만 두고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한 “최근 방통위에서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발생하면 인터넷에 올려진 글에 대해 정

부가 허위라고 신고한 글을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삭제할 수 있는 ‘매뉴얼’도 이제

는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참여당 양순필 대변인도 “시대착오적인 낡은 법을 동원해 국민을 탄압한 이명박 정권과

검찰은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당사자는 물론 온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할 것”

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양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2008년 MB검찰은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을 적용해

미네르바를 구속 기소했다. 이 법이 제정된 것은 1961년이지만 이때까지 한 번도 이 조항

에 의해 처벌받은 사람은 없었다”면서 “그런데 이명박 정권과 검찰은 시대에 맞지 않아 사

문화 된 법 조항을 휘두르며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눈과 귀를 가리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당시에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무리한 법적용’이라는 거센 비판

이 일었고, 미네르바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이날 헌재가 이 법률 조항이 위헌이

라고 판결함에 따라 정권과 검찰은 사실상 이 사건과 관련해 법적, 정치적으로 파산선고를

받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이명박 정권과 검찰은 자신들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어처구니없는 짓을 했

는지 이제라도 깨닫길 바란다”면서 “그리고 미네르바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이로써 검찰이 지난 2009년 인터넷논객 미네르바가 정부의 환율

정책 등을 비판하며 썼던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적용하기 시작한 이래 촛불집회 및 천안함

사건, 최근의 연평도 사건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근거로 적용되어 왔던 이른바 ‘허위사실유포죄’ 조항은 위헌임이 확

인되어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게 되었다”고 환영의 뜻을 피력했다.


이들은 “이번 헌재의 결정은 지난 대법원의 긴급조치 1호 위헌 판결에 이어 민주주의사회

라면 당연히 사라졌어야 할 구시대의 악법이 뒤늦었지만 사라지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동안 검찰이 정부정책 비판이나 의혹 제기 등에

무소불위로 휘두르던 공소권을 남용하는 행태를 되돌아보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

부했다.

프라임경제 / 최서준 기자 bstaij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