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적게 내려 ‘눈속임 취업’ 재산가들 색출해야

 

건보료 적게 내려 ‘눈속임 취업’ 재산가들 색출해야

10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는 거부인데도 한달 건강보험료가 2만2200원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재산이 50억~100억원인데도 역시 건강보험료를 겨우 2만~3만원 수준으

로 낸다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나.

하지만 이건 사실이다. 얼마전 국회에서 나온 자료인데 거액 재산가들이 건강보험료 몇푼을

덜 내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꾸며놓고 지역보험 가입자가 아닌 직장보험 가입자로

분류돼 보험료에 실질적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50억원 이상 재산가이면서 직장

건강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7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조사 대상이 된 50억원 이상에는 못미치지만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가진 직장인 건강보험자

가입자는 얼마나 많을까. 자본주의 제도의 허점, 또다른 방식의 편법이 아닐 수 없다. 직장

이 없는 지역가입자는 부동산·자동차 등 소유자산을 기준으로 하고, 직장가입자는 월 소득

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한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만일 100억원대 재산가가 직장가입자가 아니라 지역가입자로 분류되면 보유재산 기준으로

월 24만원 이상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서 겨우 2만2200

원 정도만 낸다니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고액의 자산가이면서 건보료를 적게 내기 위해 위장취업을 하는 사람

들을 잡아내서 철저하게 건보료를 물려야 한다. 지인이 경영하는 어떤 회사에 다니는 걸로

위장취업하는 게 가장 흔한 수법이라지만 이걸 그냥 방치해 둔다면 도덕적 해이가 더 만연

하게 될 것이다.

근로자 5인 미만의 병원, 의원과 약국, 법률사무소 등의 운영자가 직장가입자로 전환해 건

보료가 70%가량 줄어든 사례는 무려 60만건이나 된다니 이런 양심불량을 보고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문화일보 / 게재 일자 : 2011-07-14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