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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피부 듣는 뇌 브레인 

해피곰 2011. 7. 27. 12:07

 

말하는 피부 듣는 뇌 브레인

 

의식하지 못하는 피부 자극도 뇌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거친 속옷을 입은 학생은 부드러운 속옷을 입은 학생에 비해 집중력이 저하된다. 속옷의 감촉은 10여 분이 지나면 의식하지 못하게 되지만 그 자극은 피부를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관이자 가장 넓은 기관이며 가장 무거운 기관이다. 피부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많은 양의 정보를 교환한다.

‘피부는 노출된 뇌’라는 말도 있듯이 촉각과 온각, 통각 등의 체성 감각(피부 및 운동 감각)은 시각이나 후각과는 달리 직접 뇌를 자극한다. 예를 들어 시각의 경우 물체의 색과 형태 등의 복잡한 정보 처리를 거쳐야 하지만 그에 비해 피부 정보는 단순한 경로로 뇌에 도달하여 인식과 감정의 중추까지 자극한다.

발생학적으로 피부는 뇌나 중추신경계와 마찬가지로 외배엽에서 형성되며, 넓은 면적으로 외부의 자극을 지각한다. 또한 피부에 분포하는 감각 수용기로 들어온 자극은 척수에서 간뇌를 거쳐 대뇌피질에 이르러 인지되는 한편, 대뇌변연계의 시상, 시상하부, 뇌하수체로 전달된다.

정신신경 면역학이 발달함에 따라 이들 부위가 감정과 자율신경계, 면역계, 내분비계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부는 인체의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다. 피부는 종종 우리의 육체적·정신적 상태를 반영한다. 나이와 체질에 대해 짐작할 수 있게 하며, 내부의 질병을 표출하기도 한다. 피부는 외부 감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뇌의 발달 과정을 돕는다. 때문에 피부에 접촉하여 자극을 주는 행위는 마음과 몸, 양면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 몸의 각 부위가 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표현한 호문쿨루스. 손과 입술의 비중이 가장 크다.

통증과 피부 접촉  
의사를 방문하는 환자의 절반은 그 이유가 통증 때문이라고 한다. 누구나 통증 없이 살고 싶어 하지만 통증을 피해갈 수 있는 인간은 없다. 통증은 촉각을 다루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몸의 화재경보기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하다는 의미가 된다. 통증이 뇌까지 전달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피부, 관절, 근육은 통증 전달의 주된 경로다.

통증과 관련된 신경섬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둔한 통증 섬유이고, 하나는 빠른 통증 섬유다. 찔리거나 찍히는 등의 피부 통증은 후자에 해당된다.

심리학자 메르작과 해부학자 윌의 ‘게이트 컨트롤 이론’에 따르면 피부 접촉에 의한 자극은 관절이나 근육 통증보다 먼저 뇌에 도달한다. 때문에 ‘엄마 손은 약손’처럼 통증이 있는 부위를 문지르거나 지압을 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본래 불안할 때 누군가와 접촉하고 싶어 한다. 흥분했을 때 누군가가 손을 잡고 쓸어주면 흥분이 조금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왜일까?

해부학적으로 손과 이어진 감각피질은 뇌 속에서도 상당히 넓은 영역을 차지한다. 때문에 손에 대한 자극은 뇌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힘이 매우 크다. 더구나 다른 사람의 손과 접촉하면 자극이 더 강렬해지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우위인 긴장과 불안의 상태에서, 흥분을 가라앉히는 부교감신경 우위의 상태로 변환하는 것이다.

‘치유의 손’ 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손을 잡거나 만지는 것은 아주 작은 행위지만, 효과는 매우 크다. 불안한 사람을 안심시키고,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은 사람에게는 힘을 주며, 고통 받는 사람에게는 공감을 전한다. 또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문제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주며,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에 함께 대처하자는 지지를 보낸다. 다시 말해 살아가는 힘을 주는 것이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요즘 스킨십은 가족과 친구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와 피부 노화  
통증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 또한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기능을 도와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에서 싸우거나 도망가게 하는 이른바 ‘대결 또는 도피’ 반응의 과정인 것이다.

스트레스는 피부 감염과도 연결되어 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뾰루지다. 스트레스에 의해 뾰루지가 생기고 다시 그 뾰루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비록 작은 스트레스지만 지속적으로 쌓일 때 뇌도 피부도 늙는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도 많아진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감염과 사고 위험, 동맥경화 발생률이 증가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 당시보다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난 직후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트레스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대응 방식이다.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누구나 바로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스를 받는 즉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산책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고,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깊은 숨을 열 번 정도 쉬어보는 것도 좋다.

딸기코를 만드는 뾰루지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주름이다. 주름은 진피 아래 콜라겐 섬유와 관련이 있다. 콜라겐 섬유는 작은 고무줄과 같은데 햇빛에 손상을 입으면 늘어나버린다. 이로 인해 피부가 오그라들고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동맥이 노화해도 고무줄 같은 섬유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강한 햇볕을 쬐는 것과 거의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은 일반적으로 30년 뒤에 나타난다. 20대에 입은 손상이 5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주름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흡연도 주름의 친구다. 하루에 담배 열두 개비를 피우는 사람은 안 피우는 사람에 비해 두 배는 빨리 늙는다. 또한 흡연은 에스트로겐의 고갈을 불러와 폐경을 촉진하기도 한다. 주름을 막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시며, 생선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과 피부 신호  
많은 질환과 이상이 피부에 나타날 수 있다.
시각적 불쾌함에 그치지 말고 이 신호들이 보내는 위험들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특히 심한 가려움, 출혈, 통증, 고름이 개입된 피부의 신호가 나타나면 만사 제치고 의사의 진찰부터 받아야 한다.


비정상적인 피부색 
- 창백한 피부 : 창백한 안색은 적혈구의 양이 정상보다 적은 빈혈의 신호일 수 있다. 많은 유형이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이 철결핍성 빈혈로 식사에 철 함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신호다. 피로감은 빈혈의 일반적인 신호다. 다른 신호로는 허약, 숨 가쁨, 자극 과민성, 손톱 깨짐 등이 있다. 여성의 출혈은 대부분 생리로 인한 과다 출혈이나 다이어트와 관련이 있는 반면 남성의 경우는 내부 출혈, 특히 위장관 출혈과 관련이 있다.

- 청색 피부 : 피부가 최근 들어 청색 빛을 띤다면 그것은 산소 결핍에 의해 나타나는 청색증의 신호일지 모른다. 산소가 충분하면 혈액은 선홍빛을 띤다. 하지만 혈액이 산소를 잃기 시작하면 피부가 자줏빛으로 변하고, 혈액에 산소가 심하게 부족하면 피부가 파랗게 변한다. 청색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혈액 속의 산소 공급을 차단하는 수많은 전신 질환(천식,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폐암 등)의 경고일 수 있다. 또한 심장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 황색 피부
: 피부에 노란빛이 감돌면 황달의 전형적인 신호일 수 있다. 만약 피부가 오렌지색처럼 보인다면 당근과 같은 식품에서 비타민 A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여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황색 피부는 간염, 간경화, 간암, 췌장암과 같은 간 질환의 신호인 경우가 많다.


몸의 반점 
- 커다란 흰색 반점 : 대부분은 흔히 유전되는 것으로 20세 이전에 주로 발병하는 백반 또는 백피증의 증상이다. 흰색 반점 자체는 양성이지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물질인 멜라토닌이 부족하기에 햇빛에 쉽게 그을려 피부암에 걸리기 쉽다. 또한 백반이 있는 사람은 여러 가지 안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 검푸른 반점 : 멍이 쉽게 드는 체질은 유전적인 특징인 경우가 많지만, 엽산 등의 영양이 결핍되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자연적인 노화의 신호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인 불명의 빈번한 멍은 백혈병의 경고일 수 있다. 백혈병의 다른 피부 신호로는 창백함, 피로감, 빈번한 감염, 원인 불명의 출혈, 숨 가쁨 등이 있다.

- 붉은 반점 : 피부 밑에 붉은색, 자주색 또는 갈색 반점이 보이면 그것은 점상 출혈이나 작은 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의 전형적인 신호다. 쉽게 타박상을 입고, 상처가 나면 피를 오래 흘리며, 생리 때 피가 많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2~3배 많이 발병하며, 12~25세 사이의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한다. 

글·최유리
yuri2u@brainmedia.co.kr
도움 받은 책·《바디사인-내 몸이 신호를 보낸다》 조앤 리브만 스미스,
《내 몸 사용 설명서》 마이클 로이젠·메맷 오즈,
《아이의 뇌는 피부에 있다》 야마구치 하지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