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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충남21’ 사무처장 직이 퇴직공무원 자리보존용인가

해피곰 2011. 9. 23. 11:13

성 명 서



‘푸른충남21’ 사무처장 직이 퇴직공무원 자리보존용인가




충청남도가 현재 공석인 ‘푸른충남21 실천협의회(이하 푸른충남21)’ 사무처장 직에 퇴직공무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사무처장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충남도가 대체 뭔데 ‘푸른충남21’ 사무처장을 내정하는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 충남도와 ‘푸른충남21’에서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논의되고 있다. ‘푸른충남21’을 관변단체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충청남도의 인식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푸른충남21’은 ‘지방의제21’의 충청남도 광역단위 조직이다. ‘지방의제21’은 지구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전 인류가 함께 실천해야 할 과제를 지역차원에서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민, 사회단체, 기업체, 행정기관 등이 참여해 조직한 공동 실천기구이다. 충청남도가 생각하는 관변단체가 아니다.

‘지방의제21’이 단지 자치단체의 산하 기구가 아니라 주민, 사회단체, 기업, 행정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설립하도록 한 것은 “지구적인 환경문제는 지역의 주체인 주민과 기업, 정부가 직접 참여할 때에만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UN차원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충남도의 인식 수준은 주민들에게 직접 참여할 것이 아니라 들러리나 서라고 요구하는 꼴이다. 2011년 현재까지도 “지방의제21은 관변단체네, 아니네” 하는 가장 초보적인 논의를 반복해야 하는 충남도와 ‘푸른충남21’의 상황이 개탄스럽기만 하다.



퇴직공무원이 ‘푸른충남21’의 사무처장을 맡게 된 이후의 상황은 앞서 퇴직공무원들이 주요한 자리를 꿰찼던 여러 공공기관의 사례가 잘 말해 주고 있다. 그 병폐가 오죽 심했으면 경기도 어느 지역에서 “퇴직공무원이 다 해 먹으면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제목의 칼럼까지 언론에 실렸을까?

물론 퇴직공무원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만큼 공공기관 등에 재취업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공개모집 절차에 의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능력을 인정받아 선발된다면 하등 문제될 것 없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식 자기사람 심기’다. 전문성이 특별히 필요한 공공기관에 퇴직공무원을 낙하산식으로 앉히는 순간 해당 기관이 제 역할을 다 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공공기관도 이 정도라면 자치단체로부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 ‘지방의제21’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충청남도가 ‘푸른충남21’의 인사권까지 개입할 정도이니 그 동안 어떻게 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회단체에서 활동한 이들이라면 잘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 동안 ‘푸른충남21’에서는 총회와 분과위원회에서 결정된 안건이 충남도의 입김에 의해 뒤집어지는 황당한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다. 충남도는 마치 상급기관이나 되는 듯, ‘푸른충남21’의 주요 사업이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전형적인 관존민비(官尊民卑)식의 태도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푸른충남21’이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없었다. 지구적 환경문제를 지역차원에서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아닌 자치단체장의 활동에 대한 서포터 역할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고 보니 전임 이완구 도지사 시절 ‘푸른충남21’의 상당수 민간단체 소속 운영위원들은 계속 해야 할지, 사퇴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다.



지난 해 지방선거를 통해 안희정 도지사가 새로 취임한 후 충남도의 주요 시민환경단체들은 드디어 ‘푸른충남21’이 관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민과 관이 함께 하는 ‘지방의제21’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 제대로 찍힌 꼴이 됐다. 또한 ‘푸른충남21’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다른 기관, 단체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퇴직공무원들이 낙하산식으로 주요 기관, 단체의 요직을 장악한다면 격랑의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할 충남도민들에게는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푸른충남21’의 사무처장은 충남도가 내정하는 방식이 아닌 공모제를 통해 운영위원회에서 인선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지방의제21’ 사무처 인선의 ABC다. 이 당연한 얘기를 굳이 언급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충남도는 ‘푸른충남21’ 사무처장 직에 대한 퇴직공무원 내정과 사무처 인사에 대한 부당한 월권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2011. 9. 20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남환경운동연합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