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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한국대통령 비판인사 투옥”

해피곰 2011. 12. 27. 19:15

뉴욕타임스 “한국대통령 비판인사 투옥”

정봉주 “판도라 상자 열렸다”… 팬 2500명 ‘입감 송별식’…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대중적 인기를 모은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

(51)이 26일 수인(囚人)이 됐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22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이날 오후 1시15분쯤 서울중앙지검

에 들어선 정 전 의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판도라의 상자가 다시 열렸다.

 

진실을 밝히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내 입을 막고 진실을 가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

리가 주장한 진실은 이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에 승복하느냐’는 기자들의 질

문에 “승복할 수 없다. 이 법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 민주통합당에서 정확히 지적하고 샅

샅이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에서 신분확인 절차를 밟은 뒤 서울구치소에 입감됐다.

검찰은 당초 지난 22일과 23일 두 차례 출석을 통보했으나 정 전 의원은 모친이 입원해 신

변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날 오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향후

10년간 피선거권도 상실했다.

 

BBK 주가조작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된 민주통합당 정봉

주 전 의원(사진 오른쪽 차량 안)이 검찰에 출석한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지

지자들이 모여 정 전 의원의 말을 듣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낮 12시쯤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 삼거리에서는 정 전 의원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주최로 ‘정봉주 전 의원 입감 송별식’이 열렸다. 주최 측 추산 2500여명(경찰 추산 800여

명)의 지지자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

IN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모습을 나타냈다. 명진 스님, 민주통합당 정동영·박영선·천

정배·이석현 의원과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 등 야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날아라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기다리겠습니다!’ ‘사람은 가둘 수 있어도 진

실은 구속되지 않습니다’ 등이 적힌 풍선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빨강 목도리

나 외투를 착용한 20~30대가 많았다. 주최 측은 “오늘의 드레스코드를 ‘레드’로 정했다. 빨

강은 분노한 우리의 심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이 단상으로 오르자 지지자들은 “사랑해 정봉주” “기다릴께” “가지 마” 등을 외

쳤다. 고등학생 정건화군(18)과 문세린양(16)은 “누가 봐도 죄가 아닌데 권력을 쥔 사람들

이 죄를 만들었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검찰 출석 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오늘은 진실

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것”이라며 “감옥에서도 ‘쫄지 않고’ 정권 탈환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원혜영 공동대표(60)는 “BBK 의혹을 가장 먼저, 가장 강력하게 제기한 박근혜 의원은 한나

라당 비대위원장인데 정 전 의원만 차디찬 감옥에 갇혀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다”고 했다.

또 당내에 ‘정봉주 구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법무장관 출신 천정배 의원을 임명했다.

회의가 끝난 뒤 정 전 의원은 “교도소에 쥐가 많아. 고양이가 없어서. 내가 가서 고양이 역

할을 할 거야” 라며 웃었다. 하지만 마지막엔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한국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 온 인사가 투옥됐다”며 정봉주 사건을 다뤘

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유죄판결은 한국 내 언론 자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

데 나왔다”며 “한국은 명예훼손을 형법으로 다루고 있으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입증

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 조미덥·박홍두·이종희·남지원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