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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젠 좀 끊고 싶다

해피곰 2012. 1. 24. 21:03

한모금 연기와 함께 날아간 나의 금연 의지

아… 이젠 좀 끊고 싶다

 

뇌경색으로 언어 장애와 수족마비 증상이 있었던 허 선생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다. 바로 담배였다. 뇌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해 너무나 고민스러워했다. 담배를 한 모금만 피워도 금세 말이 잘 안되고, 한 개비를 다 피우면 걷는 게 부자연스러워지는데도 끊지 못했다. 그는 세도나 명상여행을 오면서 이번에는 기어코 담배를 끊으리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출발할 때 공항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결국 참지를 못하고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담배를 사서 피웠다.

- 일지 이승헌, 『세도나 스토리』 중에서 –


흡연자들의 신년 계획에 빠지지 않는 금연. 1월 1일 거창하게 금연을 시작하지만 일주일 남짓 지난 지금, 벌써 금연목표를 깨뜨린 사람도 있는데… 허선생처럼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나, 이번까지만을 외치다가 못 끊고, 점차 줄여나가겠다 말하다 못 끊고, 스트레스를 이유로 못 끊는 수 많은 사람들. 그들은 외친다. 담배, 이젠 정말 끊고 싶다!!!


금연은 엄연한 중독

금연을 정신력만으로 해 낼 수 있을까? 가능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이런 사람들은 일제시대의 수 없는 고문 속에서도 버텨낸 독립투사와 같은 정신력과 신념의 소유자로 볼 수 있으리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력 만으로는 금연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담배를 피는 것은 ‘니코틴 중독’이라는 엄연한 중독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미시간 대학의 연구팀이 발표한 니코틴에 대한 두뇌 반응 조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울 때 두뇌의 반응은 기쁨-보상-반응 순환이 활성화 되었다. 두뇌의 전두대상피질에서 편도, 시상, 측위신경핵 등으로 도파민과 엔도르핀의 반응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이 반응을 통하여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안정이 되며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작용들은 흡연이라는 행위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억누르게 되면서 중독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니코틴은 신경 세포들간의 전달에 직접 관여하여 빠르고 강력한 효과를 낼 뿐 아니라 그 성분상 뇌 속 신경 전달 물질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뇌의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뇌의 특성을 활용하여 금연하기

이렇듯, 니코틴은 굉장히 강력한 중독 성분이기 때문에 담배를 끊기란 쉽지 않다. 사고와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에서 ‘끊어!’라는 명령을 내려도 감성을 관장하는 변연계에서는 그 좋은 느낌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못 할 일도 아니다.

이론 정리, 대뇌피질 설득 작업

먼저, 흡연의 위험성과 금연으로 인하여 얻어지는 이로운 점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인지를 하여 대뇌피질의 이성적인 측면을 정리하자. 지구상에서는 6.5초마다 한 명씩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으며, 흡연자는 비 흡연자에 비해 남성은 13.2년, 여성은 14.5년의 평균수명이 단축된다. 또한 약 4000여 종의 독성화학물질이 호흡기에 직접 피해를 주며 폐를 통해 온몸을 돌면서 각종 질병을 만들며, 거의 모든 암의 주된 위험요인으로 흡연을 하게 될 경우 폐암은 20배, 후두암은 10배, 구강암은 4배, 식도암은 3배의 발병 위험이 생긴다.

기쁨과 보상을 다른 곳에서, 대뇌 변연계 다루기

흡연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대뇌피질에게 인지를 시켰다면, 니코틴의 강한 중독의 달콤함을 맛본 대뇌 변연계를 설득할 차례. 금연모임, 금연을 지지하는 가족이나 친구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들의 정신적, 물질적 도움은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걷기, 운동, 다른 활동이나 취미생활을 만들어 담배에서 느꼈던 기쁨과 보상을 다른 곳에서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껌이나 당근, 사탕 등의 대용식품도 좋다. 담배와 재털이를 모두 없애고,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 껌, 약물치료 같은 대체제의 도움을 받아 금단현상과 생활습관으로 굳어진 정신적 의존 현상을 완화시킨다.

뇌간 속 깊숙이 목표 새겨넣기

마지막으로, 우리 뇌 깊숙한 곳에서 생명현상을 관장하는 뇌간에 ‘담배를 왜 끊고자 하는가’라는 목표를 새겨 넣는다. 금연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목표와 의지가 없다면 실패하기 쉽상 이다. 금연으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무엇을 위해 그 동안 친구 같이, 애인 같이 나를 위로했던 담배를 끊고자 하는가를 깊이 생각하고, 꼼꼼히 적어본다. 그리고 적은 것을 들고 거울 앞에서 눈을 바라보며 나의 뇌 깊숙이 새겨질 때까지 백 번, 천 번 반복해서 읽는다.

금연은 전략이다. 그리고 금연은 단칼에 무를 베어내듯, 한 번에 시작하여야 한다. 금연을 시작하는 날을 정하고 착실하게 준비하여 시작한다면 성공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담배, 이제는 끊어보자!!!

 

여행 참가자 일행 모두는 향나무 앞에서 그 순간에 자기에게 오는 어떤 느낌이나 생각, 의문을 나무에게 전달해 보는 명상 수련을 하였다. 허선생은 자신의 가장 큰 고민인 담배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 하면 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 하고 나무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나무가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당신은 담배를 끊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안 끊은 거예요. 당신이 담배를 끊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에게는 꿈이 없어요. 간절히 이루고 싶은 게 없어요. 그것이 있다면 당신은 몸을 소중하게 다룰 거예요. 하지만, 그것이 없기 때문에 겉으로는 끊어야지 하면서도 당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그냥 이렇게 살다 죽지 뭐’하는 마음이 있는 거예요. 당신의 몸이 당신의 마음을 알아버렸어요. 그래서 담배를 끊지 못하는 거예요”

그는 나무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 그 후 정말 담배를 끊었다.

 - 일지 이승헌, 『세도나 스토리』 중에서 –

 

글. 조채영 chaengi@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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