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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콩깍지 씌우는 페닐에틸아민

해피곰 2012. 5. 20. 19:11

사랑의 콩깍지 씌우는 페닐에틸아민

호르몬 이야기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가면 이성이 마비되고 열정이 분출돼 행복감에 도취된다. 여기에 흥분과 긴장 그리고 유쾌함까지 동반하니 상대의 결점이 눈에 보일 리가 만무하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쾌감 중추는 활성화되지만 인지 능력과 함께 감각 인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페닐에틸아민은 천연 각성제로 불린다.


사랑에 빠진 뇌 속을 보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왜 상대방의 단점을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너그러워지는 것일까?  매너가 없는 것도 터프해 보이고, 고집이 센 것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양말을 벗어 아무 데나 던져놓아도 용서가 되고, 내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 먹고 싶은 음식만 앞세워도 서운치가 않다. 도대체 연인들의 눈에 콩깍지가 씌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에 빠진 뇌 속을 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신경전달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의 농도가 상승하여 호르몬 대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가면 이성이 마비되고 열정이 분출돼 행복감에 도취된다. 여기에 흥분과 긴장 그리고 유쾌함까지 동반하니 상대의 결점이 눈에 보일 리가 만무하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쾌감 중추는 활성화되지만 인지 능력과 함께 감각 인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페닐에틸아민은 천연 각성제로 불린다.

사실 페닐에틸아민은 마약의 주성분인 암페타민 성분에 속한다. 이 성분이 든 마약은 흥분 작용과 함께 부분적으로 감각 인지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구름 위에 올라 탄 기분’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과장된 말이 아닌 셈이다.


페닐에틸아민과 함께 봄날은 가고
하지만 사랑에 빠진 황홀한 기분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사랑에 빠졌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사실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몸이 호르몬 변화에 적응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한 내성을 기른다. 이때쯤 되면 슬슬 상대의 단점이 눈에 들어오고, 둘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이벤트를 만들어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야흐로 사랑의 봄날은 가고, 페닐에틸아민 작용으로 일어났던 설렘과 흥분의 꽃은 지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페닐에틸아민의 마법이 지속되는 시간은 길어야 3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열정을 찾기 위해 페닐에틸아민 수치를 높여줄 새로운 이성을 만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페닐에틸아민의 작용이 끝난 후에 오는 행복감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불같은 사랑의 시기가 지난 후 활발하게 몸속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옥시토신이다. 옥시토신은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드러내고 대화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옥시토신은 페닐에틸아민이 씌운 콩깍지를 벗겨내고 사랑을 무르익게 한다.

페닐에틸아민 수치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방법이 없진 않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이 페닐에틸아민 농도를 약 75퍼센트 이상 높인다고 한다. 또 연애소설을 읽거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멜로 영화를 보면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간다고 한다.

글·김보희 kakai@brainmedia.co.kr
도움 받은 책·《호르몬은 왜?》 마르코 라울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