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는 혼자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마음이 뇌에 말을 걸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최고의 IT 기업으로 성장시킨 빌 게이츠는 “경쟁자는 두렵지 않다. 다만 그들의 생각이 두려울 뿐”이라고 했다. 급변하는 시대에 탁월한 능력을 요구받는 우리에겐 정작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 당신은 생각하고 있는가.
세상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간다. 주머니 속의 핸드폰은 쉴 새 없이 울리고 이메일은 하루에도 수십 통씩 날아든다. 하루라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일어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진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진다. 우리의 생각은 지금 어디쯤을 부유하고 있나.
멀티태스킹은 미덕이 아니다
기술의 향상이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빠른 것, 기능적인 것, 효율적인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브레인스토밍을 처음 시도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최고의 방법으로 인식했지만 실제로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네소타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마빈 더넷은 1963년 연구 과학자 48명과 광고 담당이사 4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혼자서 브레인스토밍하는 것과 집단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 24개 그룹 가운데 23개 그룹이 집단으로 했을 때보다 혼자 했을 때 더 많은 아이디어를 냈고, 아이디어의 질도 동등하거나 더 뛰어났다. 이어진 연구에서도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성과가 나빠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콰이어트》의 저자 수전 케인은 “여전히 많은 조직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브레인스토밍이 창의성을 발현하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 내의 친밀도를 높여주기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나치게 과도한 자극은 학습을 저해한다. 수전 케인은 사람들이 시끄러운 도심의 거리를 걷는 것보다 숲에서 조용히 산책할 때 더 잘 배운다고 언급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지식노동자 3만 8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단순히 방해받는 것 자체가 생산성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능력으로 추앙받는 멀티태스킹도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스탠포드대학교 리처드 나스 교수는 인간의 뇌 연구를 위해 MRI 검사와 다수의 실험을 한 결과 우리의 마음은 오직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할 때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다양한 연구에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형편없는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요즘처럼 멀티태스킹이 중요한 업무능력으로 치부되는 시대에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하지만 유타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스스로 멀티태스킹에 능하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3% 미만의 사람만이 실행하기 어려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슈퍼태스커’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과학자들은 두뇌가 두 가지 일에 동시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다. 멀티태스킹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여러 가지 일을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실수가 일어날 확률을 50%까지 높일 뿐이다. 이처럼 생각이 뚝뚝 끊기는 업무 환경에 SNS도 한몫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가 재미와 정보, 인맥 네트워크 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예일대학교의 윌리엄 데리시에비츠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생각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날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생각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끊임없는 방해를 받아가면서, 아이팟과 유튜브로 무언가를 듣고 보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생각하는 행위가 단절될수록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점점 더 불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글·전채연 ccyy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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