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오버 주법이 뭘까?"
아마 이 궁금증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시라면 오카리나에 대해 어느정도 아시는 분이시라 생각하고 오카리나를 사랑하는 같은 한 사람으로서 먼저 반가운 마음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이태리 부드리오 마을에 갔을 때 우리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낯설지가 않게 느껴 졌던것이 '오카리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 오카리나의 음색은 우리들만을 사로 잡은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사로 잡을 수 있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청아한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악기에 있어서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카리나가 다른 악기에 비해 음역이 매우 적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래가 좋아 오카리나로 연주하려 하면 음역이 벗어나 악기를 2개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절정 부분을 제대로 표현 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1996년 즈음 제가 필리핀에 있을때 나무로 오카리나를 제작하다 '높은 파' 옆에 구멍을 하나 뚫고 미닫이 문을 만들어 '높은 솔'음을 내보고자 작업을 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이처럼 음역의 확장 그것도 고음역의 확장은 오카리나에 있어 개선되고 발전되어져야 할 부분이다라는 인식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랭글리 주법 시 많이 남아 있는 손가락을 이용해 음역의 확장을 가져오게 한다면 어떨까?'하는 의문이 들어 직접 테스트를 해봤더니 정말 음역 확장 가능성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높은 파'옆에 구멍을 뚫으면 '높은솔' 그리고 오른손 약지 구멍을 뚫으면 '높은 라'음이다 생각하니 너무 기뻐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뒤 작업을 하며 정확한 음정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높은 파' 옆의 구멍이 '높은 파샵'이었고 오른손 약지 구멍이 '높은 솔'음이었습니다. 높은 라음 까지 '독립된 운지구멍에서 소리가 날 수 있다'고 믿었는데 '높은솔' 음까지 밖에 안난다 생각하니 뛸듯이 기뻐하던 마음이 가라앉혀 지며 마음 속으로 '아니야 반드시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불었던 트럼본 악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트럼본의 원리처럼 관을 좁게 그리고 멀리 하면 음정이 달라 지듯이 오카리나 또한 어느 부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면 음이 생기지 않을까?'
이 생각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음을 찾기 시작하였고 그 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오른손 새끼 손가락을 악기 밑으로 하여 양손등을 붙이고 양손으로 악기를 감싸듯이 하고 소리를 내며 왼손으로 공간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줬더니 원하던 소리가 조금씩 났습니다. 그 결과 알토C와 알토 G는 2옥타브 도가 연주상에서 가능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프라노C와 소프라노G는 음역이 높아 '높은 라'음 정도로만 사용하면 좋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양손을 잡고 악기에서 나오는 공기를 손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좁혀주고 늘려주는 과정을 생각하여 이 주법을 '크로스 오버 주법'으로 명명하였습니다. 크로스 오버 주법은 일반 적인 운지 연습보다 훨씬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합니다.
크로스 오버 주법 배우기
크로스 오버 주법은 새로 개발된 악기 중 '높은 솔' 음이 있는 고급용 악기를 사용해야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구체적 내용은 다음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서 지금 부터 설명 드리는 부분도 '높은 솔'음이 있는 고급용 악기를 기준으로 설명을 드립니다.
먼저 '높은 솔' 음을 내보도록 합니다. 모든 운지를 개방한 상태에서 '높은 솔' 음을 불고 나서 크로스 오버 주법을 이용해 '높은 솔' 음을 내봅니다.
크로스 오버 주법은 손의 모양은 사람마다 손의 크기와 악기를 잡는 방법이 다 틀리므로 자신의 손에 맞게 소리를 익혀야 됩니다. 단, 오른손의 손등은 크로스 오버 주법 시 기준이 되는 곳으로 절대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른손 손등을 기준으로 하여 왼손 손등이 솔을 시작으로 '라시도' 음을 각음에 맞게 왼손 손등을 악기가 있는 윗 쪽(에지부분)을 향하여 움직여 주는 것입니다. 이때 앞의 운지를 개방한 상태의 음과 크로스 오버 주법에서 나는 소리가 음이 정확하게 나오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연습해 봅니다.
글로써 크로스 오버 주법에 대한 내용을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진의 모습을 잘 보며 여러분의 손에 맞는 음을 찾아 연습을 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이 크로스 오버 주법은 기존 오카리나에서도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기존의 악기로 연주를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연습하여 맑은 소리가 나는 고음역이 되도록 연습해 봅시다.
오카리나의 예쁜 신발
누군가 나에게 '크로스 오버 주법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크로스 오버 주법은 오카리나의 예쁜 신발입니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악기에 있어 음역은 마치 사람의 키 높이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마 악기에 있어 가장 키가 큰 애(?)들은 건반 악기들일 것입니다. 얘들은 키가 엄청 커서 그 큰 발로 '껑충껑충' 잘도 뛰어다닙니다. 키가 큰 사람들은 키가 작은 사람들이 겪는 컴플렉스를 과연 얼마나 이해할까요?
키가 작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키높이 구두라는 것이 있어 키가 작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키가 작은 사람들은 키가 조금이라도 커 보이려고 이왕이면 키높이 구두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누가 혹시 '키가 얼마냐?'고 물으면 구두를 신은 자기의 모습을 연상하며 조금 높게 이야기를 합니다. (으~악. 그러고 보니 이거 내 얘기네.)
이처럼 다른 악기들은 미스코리아 출신들처럼 키(음역)가 모두 2-3옥타브 이상은 기본인데 비해 오카리나 이 친구의 키(음역)는 ‘높은 파’가 전부입니다. 다른 악기에 비하면 난장이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카리나도 남들처럼 고음역의 소리로 열정적인 노래를 불러 보는 게 이 친구의 소원입니다. 과부가 과부 심정을 안다고 이 친구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은 생각으로 오카리나에게 딱맞는 예쁜 구두(크로스 오버 주법)를 직접 만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랜 시간 끝에 드디어 완성된 구두를 이 친구가 신어 보더니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 발에 물집(음정 불안)도 생겼지만 키(음역)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잘 참더니(꾸준한 연습을 말함) 드디어 키가 자연스럽게 커보이게 되고 '2옥타브 도' 음까지 나자 이 친구도 엄청 좋아했습니다.
앞으로 나 또한 새로 개발되어진 오카리나의 음역(키)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 온다면 오카리나가 구두(크로스 오버 주법)를 신은 모습을 생각하고 '2옥타브는 거뜬히 난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이 친구 오카리나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리오카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