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허술한 예산집행…배드민턴 실업팀 창단?

건보공단 허술한 예산집행…배드민턴 실업팀 창단?

국회예산정책처, 본부·지사 사옥관리 예산 등 주먹구구식 책정 지적

 

"건강보험 기금화 통한 재정운용 효율성 제고 필요해"

 

건강보험의 기금화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국회에서 또 제기됐다.

 

연간 다뤄지는 건강보험 재정 규모가 40조원을 넘지만 보건복지부의 단일심사 구조로 인해

재정 지출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13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건강보험 기

금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수입 45조1,733억원에 지출

41조5,287억원으로 당기수지 3조6,44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누적수지는 8조2,203억원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연간 지출액이 41조2,653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의 예산 심사는 '국민

건강보험법' 제36조에 따라 건보공단이 편성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통해 이뤄진다.

 

건강보험의 결산 심사는 국민건강보험법 제37조에 따라 건보공단이 복지부장관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종료된다.

 

보고서는 "올해 5월 기준으로 복지부의 업무분장을 보면 건강보험정책국 내 보험정책과 중 건

강보험 재정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무관, 주무관, 민간전문가 등 3인에 불과하다"며 "타

사회보험이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감사원, 국회 등 다층적 예결산 심사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에 비해 건강보험은 심사구조가 복지부 단일심사 구조로 돼 있어 재정집행을 견제하기에 부

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런 구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집행 과정에서 예산 책정과 집행이 부실

하게 이뤄진다고 지적하고, 그 사례로 공단의 본·지사 사옥관리 사업과 해외건강보험제도 협

력사업, 실업팀 운영 사업 등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 자체 사업 중 본·지사 사옥관리 사업의 경우 2013년 예산 950

억원 중 이월액이 307억원, 불용액이 36억원에 이르고 있다.

 

 

▲ 현재 신축공사가 진행중인 건보공단 원주 신사옥 조감도

 

 

특히 이월사유가 공법변경 등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 신축 적합부지 물색의 어려움 등인 경우

가 있어 사전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예산정책처는 판단했다.

 

공단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 운영경험을 개발도상국 등과 공유함으로써 국제협력 증진과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해외건강보험제도 협력사업에서도 원활하지 못한

예산집행 사례가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단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베트남의 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을 지원할 예

정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에서 타 국제기구(AusAid, ADB) 사업과의 중복에 따른 과업변경을 요청,

급여목록 정비 및 심사청구매뉴얼 정비로 사업내용을 변경하는 등 집행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

 

건보공단이 추진한 배드민턴 실업팀 창단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인기종목 활성화를 목적으로 공공기관에 실업팀 창단을 독려하자

지난해 1월 '배드민턴 실업팀 창단 경제성 평가 및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냈다.

 

연구용역 공고 이후 국민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배드민턴 실업팀을 창

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공단은 2013년에 실업팀 운영 사업 예산으로 11억원을 책정했지

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안정적 재원조달을 위해 실업팀 창단을 유

보하면서 실제 집행률은 1.5%에 그쳤다.

 

예산정책처는 "예산승인 과정에서 집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아 재정의 비효율적 집행

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효율적이고 부실한 예산승인 및 집행을 이유로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집행에 대한 보

다 강화된 견제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현재와 같은 건강보험 재정 관리구조로는 이러한 공단의 재정집행에 대한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복지부는 국민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산업재해

보상보험 및 예방기금과 같이 건강보험도 기금으로 운영해 헌법 및 국가재정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국회를 비롯 기획재정부, 감사원의 다층적 재정관리를 통한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

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지난해 7월 건강보험 기금화를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

부개정법률안'과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 라포르시안 /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

2014/07/09 07:3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