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비결] 구구팔팔(9988)을 꿈꾼다
최초로 중국 대륙을 통일한 진(秦)나라의 시황제(始皇帝). 중국이 전국 7웅에 의해 분열돼 각축전이 한창이던 기원전 259년에 태어난 그는 불과 13세에 진왕에 즉위한 뒤 23세부터 직접 통치를 시작했고, 이후 9년만에 통일을 이뤄냈다.
황제에 등극한 뒤 죽음이 두려웠던 시황제는 소년·소녀 3천명과 엄청난 보물을 싣고 동해에 산다는 신선을 찾아 불로장생의 영약을 구해오라고 했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 과연 그는 몇 세까지 살았을까? 그는 기원전 210년에 병을 얻어 죽고 만다. 그의 나이 50세였다.
시황제가 죽은 지 2천200년이 넘게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인류는 노화의 비밀을 속시원히 풀어내지 못했고, 불로장생의 영약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하기는 이르다. 과학자들은 노화 과정을 조금씩 규명하고 있고, 인류의 평균수명도 비약적으로 늘었다. 세계보건기구의 '2006년 세계보건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수명은 남성 74세, 여성 81세로 선진국 수준이다. 아울러 매년 0.5세씩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2050년이면 한국은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구팔팔', 즉 99세까지 젊은이 못지않게 팔팔하게 살자는 유행어가 빈 말은 아닌 것이다. 구구팔팔의 꿈을 이룰 방법을 지금부터 찾아보자.
◇ 왜 늙는가
수백가지 가설이 발표됐지만 크게 2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로 신체 대사과정에서 생긴 활성산소가 노화와 질병을 유발한다는 '유해산소설'이 있고, 둘째로 유전적으로 노화가 예정돼 있나는 '노화예정설(유전자결정설)'이 있다.
유해산소설은 노화현상이 환경적 요인에 의해 세포내 구성물질들이 손상되면서 생긴다는 이론이다. 쉽게 말해 인체의 대사과정, 즉 영양소를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독성물질인 유해산소(활성산소)가 생기고, 이것이 세포막을 산화시키면서 노화를 촉진하고 암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활성산소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도움을 주기도 한다. 주된 역할로 병원체인 세균`바이러스와 싸우고 독성물질에 대한 해독작용을 하는 생체방어기능이 있다. 문제는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하거나 심하게 화를 낼 경우 유해산소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 요즘 유행하는 항산화제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노화예정설은 인간 수명이 유전시계에 의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세포가 분열하면서 염색체 끝부분의 '텔로미어'(Telomere)가 점점 짧아져 노화가 일어난다는 텔로미어 이론이 대표적이다. 다만 생식세포(정자와 난자)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텔로머라제'라는 효소 때문에 늙지않고 계속 분열한다. 텔로머라제를 다른 세포에 투입하면 노화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끊임없이 증식한다. 하지만 다른 세포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혼자서 끊임없이 분열하는 비정상적인 세포, 즉 암세포가 돼 버린다. 실제 암세포의 90% 이상이 텔로머라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예정설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노화 속도를 설명하지 못한다.
◇ 장수하려면
학자들은 인간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 중 30%는 유전적이고, 70%는 후천적이라고 한다. 관리만 잘하면 평균수명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세포 노화물질(활성산소)을 줄이는 방법과 항산화제 등 노화예방물질을 섭취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부작용이 생기는 유전자 조작보다는 담배, 식품첨가물, 농약, 공해, 태운 음식 등 노화원인을 피하는 방법으로 천수를 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노화물질을 줄이는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열량제한, 즉 적게 먹는 것이라고 했다. 소식(小食)을 통해 불필요한 대사를 줄여야 한다는 것. 실제로 쥐의 경우 먹고 싶은 데로 먹게 해 사육하면 평균수명은 약 24개월인데 비해, 음식 섭취량을 60%로 줄여 사육하면 36개월로 1.5배나 평균수명이 증가하는 것이 입증됐다.
항산화제가 포함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해산소를 없애고 손상된 세포를 수리해주는 항산화제에는 토코페롤(비타민E, 곡류 배아, 진녹색 야채), 비타민C(열무, 풋고추, 시금치, 귤), 조효소Q(정어리, 고등어, 양파), 베타카로틴(당근, 동물 간, 생선기름), 알부민, 요산, 셀레늄(통밀빵, 새우, 조개, 해조류), 플라보노이드(과일껍질, 녹차) 등이 있다.
◇ 구구팔팔로 가는 길
인간은 과연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학자들은 125세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 최장수자는 지난 97년 사망한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로 당시 122세였다.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정범 교수는 "일부 학자는 2050년대가 되면 오늘날 60대 노인처럼 정력적이고 생식력있는 100세 노인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며 "현재 실험실에서 포유동물의 수명을 40% 가량 늘릴 수 있는만큼 50년 뒤 노화에 관한 분자수준의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인간 수명도 4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명을 40%까지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생활 습관을 바꾸면 충분히 건강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 때문에 수많은 학자들이 65세 이상 노인 또는 전세계 100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장수 비결'<표 참조>을 내놓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서적인 안정이나 올바른 생활습관에 대해 상당히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참선이나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와 감정을 조절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담배와 과다한 음주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경계한다. 포브스가 지적한 '결혼 잘하기'는 조부모가 살아있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뜻이다. 장수도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는 의미. 배우자가 일찍 사망할 경우, 남아있는 사람의 수명도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포브스지 발표와 한남대 이미숙 교수 조사에는 약간 차이점이 발견된다. 포브스는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자는 사람들의 수명이 현격히 짧아진다고 밝힌데 반해 이 교수는 국내 90세 이상 노인 1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수면시간이 9.2시간이라고 밝혔다. 얼핏 상반돼 보이는 이 주장들은 사실 숙면(熟眠)의 중요성을 말한다. 깊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나이가 들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새벽잠도 없어지는데 이것을 만회하려고 억지로 잠을 청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포브스가 밝힌 '충분한 성관계'는 정력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성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통해 노년까지 횟수에 상관없이 성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감성적 안정감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한남대 이미숙 교수는 '규칙적인 식사'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가족과 함께 매일 세끼씩 규칙적으로 즐겁게 식사하는 것이 장수비결 중 우리나라만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며 "외국은 항산화물질로 요구르트, 해조류 섭취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콩류와 나물 섭취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정범 교수, 계명대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
출처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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