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택배기사의 죽음 “정부의 反노조 정책 탓”
ㆍ화물연대 “열악한 특수노동자 사회적 타살… 강경 투쟁”
대한통운에서 계약 해지된 택배기사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종태 화물
연대 광주지부 제1지회장(38)의 죽음이 사회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사각지대에 방치된 특수고용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가 곪아 터진 ‘사
회적 타살’로 규정하고 강력 투쟁 방침을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숨진 박 지회장은 대한통운 광주지사에서 계약 해지된 택배기사들의 복직 투쟁을 이끌던 중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지난 1월 대한통운 광주지사는 택배기사들에게 돌아
가는 건당 운송료를 종전 920원에서 950원으로 30원 올리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그러나 사
측은 3월 운송료를 40원 더 깎는 것이 본사의 지침이라며 합의를 파기했다.
이에 노조원들은 계약서에 없는 분류 작업을 거부했고, 사측은 78명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
시지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노조는 복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대
신 경찰의 탄압이 뒤따랐다. 박 지회장은 서울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은 “사측은 교섭에 응하지 않고 경찰은 합법 집회조차 막는 상황에
서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며 “박 지회장은 이런 숨막히는 상황에서 극한 마음
을 먹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반노조 정책이 박 지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구조적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 초
노동부는 화물차와 덤프트럭, 레미콘 차주들은 노조원 자격이 없다며 건설노조에 시정을 요
구했다. 2007년 건설노조 설립신고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부분이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 노동자의 노동권을 강화해야 하는데 정부
는 기업과 손을 잡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박 지회장이 소속된 화물연대는
오는 9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를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열 방침이다.
정치권에선 현재의 노동현실을 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친재벌 반서민
정책으로 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이 갈수록 강퍅해지고 있다”(노영민 대변인),
민주노동당은 “합의를 파기한 쪽은 사측이었는데 법과 경찰이 칼날을 겨눈 곳은 준법투쟁을
전개한 택배노동자들이었다”(우위영 대변인)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 배명재 기자 jhjung@kyunghyang.com
입력 : 2009-05-05 18:10:20ㅣ수정 : 2009-05-05 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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