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대화단절 ‘하투’ 본격 점화
ㆍ화물연대 파업·쌍용차 공권력 투입
ㆍ‘뇌관’민노총 교섭제안 정부 무반응…충돌 가능성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으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노동계 하투(夏鬪)가 6월 들어 본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속노조·화물연대 등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이 잇따라 파업을
예고하며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노·정 대화 채널이 단절돼 정면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투의 핵심 뇌관은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일 평택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직장폐쇄 철회와 구조조정 관련 노·정 교섭을 사측과
정부에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70m 높이의 공장 굴뚝에서 18일
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 간부 3명이 단식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권력 투입에 대
비해 공장 핵심 시설을 요새화하는 등 파업의 수위도 높이기로 했다.
앞서 쌍용차 사측은 노조의 점거 파업에 맞서 지난달 31일 직장폐쇄 조치를 단행한 상태다.
노조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8일을 전후해 공권력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공권
력이 투입되면 노·정간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고 쌍용차 문제는 금속노조와 정부 간의 전
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공권력이 투입되는 즉시 금속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
다. 이미 금속노조는 3일 전체 간부들의 상경 집회와 9일 수도권·충청권 확대간부 평택공장
집결, 10일 부분 파업 등을 예고해 둔 상태다.
박종태 전 광주지부 제1지회장의 죽음으로 촉발된 화물연대 파업은 또다른 뇌관이다. 화물
연대는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부는 불가 방침을 고
수하고 있다. 계약해지된 택배기사들의 재계약 문제를 둘러싼 화물연대와 대한통운 간 교섭
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11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화물연대 파업도 노·정 충돌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0일 정부는 파업에 참여하는 화물연대 조합원에 대해 각종 정부 혜
택 중단을 포함해 운전면허 정지·취소, 화물운송 자격 취소 등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
힌 바 있다. 이밖에 6월 국회 처리가 예고된 비정규직법 개정 등도 노동계로서는 물러서기
힘든 사안들이다.
노·정 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양측의 대화 채널은 꽉 막힌 상태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16일 구조조정과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권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정부 교
섭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9일까지 교섭이 이뤄
지지 않을 경우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동계 하투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형성되고 있는 반정부 기류와 맞물릴 경우 폭발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6월 하순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
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입력 : 2009-06-01 17:56:08ㅣ수정 : 2009-06-01 1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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