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오후3시, 5천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단체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쌍용차문제 정부해결 촉구! MB악법저지! 전국노동자대회 및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비정규직법 개악안을 국회상정하거나, 쌍용차에 공권력 투입시, 즉각 총파업!”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비정규직 법을 당장 폐기하고 올바른 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행유예에만 매달려 정규직화에는 관심이 없는 보수정당들을 비판했다. 이어 “비정규직법 개악한다면 민주노총은 그 즉시 총파업 돌입을 선언할 것”이라며 국회를 향해 경고했다. 또한 쌍용차 문제에 대해서도 “공권력을 투입해 문제를 악화시키지 말라”며 “투입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경고했다. 임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써 전 조직이 총파업 조직에 나설 것을 명한다”며 “위원장이 맨 앞에서 깃발을 들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국민의 힘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정리해고 시키자!”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상임대표는 “서민들이 잘 살고 노동자가 잘 살아야 내수경제가 활성화되며, 그랬을 때 소비가 촉진되고 투자가 늘어난다”며 “모든 세계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서민 죽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쌍용차 노동자들을 길거리에 내몰면서 어떻게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말할 수 있냐”며 “국민의 힘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정리해고 시키자”고 역설했다.
“쌍용차 문제는 정치 문제, 정치권에서 나서겠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쌍용차 문제는 이미 경영상 문제가 아니라 정치 문제다”면서 “정부와 사측은 민주노조를 해체하겠다는 정치적 목적, 단 몇 명이라도 반드시 정리해고 시켜 선례로 남기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일 야4당 시국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정치권에서 쌍용차 문제를 풀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한나라당이 아무 대책도 없이 법 같지도 않은 비정규직법마저 유예하자고 한다”며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요구하는 사용사유 제한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이 명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자들을 맘대로 해고하려는 술책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노동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잘못해서 직장 잃은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세상 때문에 직장 잃은 것”
이어서 최근 보훈병원에서 계약해지로 해고됐다는 선명애 동지가 연단에 올랐다. 선 씨는 “겨울에도 반팔옷에 선풍기 틀고 일해야 하는 환경이지만, 정규직이 될 희망이 있었기에 열심히 일해왔다”며 하지만 지난 5월30일 1달 후에는 재계약이 안 된다는 사측의 말을 듣고 눈앞이 깜깜해 졌던 경험을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이어 “6월 한달은 불안한 나날이었다면 7월부터는 불안이 울분으로 바뀌었다”며 길거리로 내몰렸는데 고용유연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또한 “사측에서 미안하지만 공기업선진화 방안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왜 힘없는 우리가 직장을 잃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씨는 “아이들한테 엄마 이제 더 이상 안 울꺼라고 했다”며 “내가 잘못해서 직장 잃은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세상 때문에 직장 잃은 것이니, 당당하게 열심히 복직투쟁 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죽어도 옳은 것은 옳다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가르칠 것”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단지 이명박 정권에게 제발 국민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요구한 것 뿐인데 1만7천여 교사를 징계하고 88명의 교사를 고발조치했으며, 창립 20년 만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가르친 민주주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정은 용산참사, 쌍용차 문제,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하며 “학교에서 가르치는 민주주의와 학교밖에서 벌어지는 것의 괴리 때문에 선생님들이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저들은 독재자이고 파시스트”라며 “죽어도 옳은 것은 옳다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가르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함께 일하던 동료를 강제 동원해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하는 것이 MB의 노동정책이냐”
이어서 쌍용차 가족대책위 이정아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정아 대표는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공장점거파업 44일째이고 굴뚝농성 52일차”라며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날들”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평택공장 주위에 경찰이 둘러싸 아이들이 아빠보고 싶어도 못보게 되고, 음식물도 확인해서 들여보내고 있다”며 공권력의 공장 봉쇄에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의 싸움은 정당하다”며 “꼭 이겨 승리로 화답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가족대책위 문예공연이 끝난 후 현대자동차지부가 준비한 투쟁기금 전달식이 있었다. 투쟁기금을 전달받은 쌍용차 지부 투쟁실천단 박금석 단장은 “십 수년 간 한 공장에서 일하던 동료들을 강제로 동원해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것이 이명박 정부가 새롭게 내 놓은 노동정책이냐”며 “차라리 용역깡패와 공권력이 들어온다면 힘차게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 “쌍용차 1천대오가 단결해 있고, 민주노총이 연대하고 금속이 함께하고 있기에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목숨걸고 싸울 것”을 다짐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하나라당사 근처까지 행진해 MB악법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산업은행건물에 달걀을 투척해 공적자금 투입하지 않는 산업은행을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