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알고싶다/나도한마디

사람 죽인 뒤 굴러갈 저주의 쌍용차 누가 타나

해피곰 2009. 7. 27. 09:50

사람 죽인 뒤 굴러갈 저주의 쌍용차 누가 타나

쌍용차 사태 용산참사 때와 똑같은 상황

 

>

쌍용차 노조원과 경찰의 대치 5일째인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차 도장공장 옥상

에서 점거 파업중인 노조원들이 공장 밖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위)/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대표실을 점거했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합원의 가족들이 전문위원들

과의 면담을 마치고 한나라당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이들은 '경찰력 투입만은 막아달라'며

박희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래) ⓒ연합뉴스

 

 

“용산참사 때 경찰특공대 투입해서 다섯 명이나 죽게 만든 사태와 똑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

고 있다.”

 

이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24일 오후 평택 쌍용차 정문 앞에서 현 사태를 관망하며 내

은 말이다.

 

정리해고를 반대하면서 도장공장 옥상 위로, 신나 냄새 풀풀 나는 컴컴한 공장 안으로 기어

들어간 노조원들은 교도소 사형수, 전쟁포로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

명박 정부가 임명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쌍용차 노조원들의 인권 피해 상황을 염려하

고 경찰에 권고했을 정도였겠는가.

 

공장 안에는 음식도 물도 모두 끊겼다. 옥쇄 파업을 벌이는 노조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운명의 끝장을 보려는 듯 전쟁터 같은 공장 안에서 지린 오줌을 갈기고 그 자리에서 새우잠

을 자고 있다.

 

인생 막장을 이런 걸 두고 일컫는 것일까. 이들에게 어제의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은 사치가

된 지 오래. 공장 바깥에서 노조원의 가족은 시름에 못이겨 자살하고, 사무치도록 소박하고

단촐한 생을 꾸었던 기억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고무타이어의 검은

연기가 되어 불게 타고 있다.

 

경찰 헬맷을 겨냥한 커다란 새총에 볼트를 걸고 있는 이들은 어느새 지난 1월 용산 참사가

일어난 남일당 건물 위 망자들과 닮아 있다.

 

쌍용차 현장으로 간 노회찬 대표는 이들에게 그리 많은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이 사태

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상하이차에 쌍용차를 넘길 때부터 비극은 시작됐다. 정부의

정책판단 실패,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회사 살

릴 방안을 내놓기는커녕, 공권력 투입과 아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상대로

전쟁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목숨을 건 쌍용차 노조원들에겐 물러설 수 없다. 그들에겐 수만 리터의 화학 물질이 차곡차

곡 재워진 도장공장이 벼랑 끝이고 이생의 끝 자락이다.

 

며칠 전 쌍용차 평택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세상에서 사람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고 가

르치면서 정작 이곳에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다

른 평택 시민은 “사람 목숨 짓밟고 정상 가동돼 만들어진 저주 받은 쌍용차를 누가 타겠나”

며 한숨을 내쉬었다.

 

노 대표는 “회사보다 더 확실한 비용절감 방안 노조가 내놓았다. 그런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금 정부와 회사는 경제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공적자금 1조원만 투입

하면 쌍용차 노동자와 22만 명 협력업체 모두 다 살 수 있다. 지금 정부는 부자감세, 4대강

살리기에 수십 조 원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조승수 의원은 “정리해고에 들어가며 뱃속 아이를 포기해야 했다는 어

느 조합원 가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생명까지 지우게 만드는 이 나라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나라이며, 이 나라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말하는 국민은 어떤 국민이며, 그렇게 해서

만들겠다는 좋은 나라는 과연 누굴 위한 나라인가”라고 성토했다.

 

조 의원은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도 없던 이런 기막히고 처참한 인권유린이 지금 대한민국

에서 자행 중이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노동자는 사람이

아니다. 복종의 대상, 이윤 챙겨주는 기계일 뿐”이라면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말자”고 뒷

말을 건네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경찰이 헬기로 최루가스를 뿌린 쌍용차 도장 공장 안과 옥상 위는 매일 같이 지옥이다. 그

들은 지옥을 헤매고 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의원이 24일 오후 평택 쌍용차 정문 앞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