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별교섭 체제 흔든다
금융노조 만류에도 우리은행 노사 임금삭감 합의
정부 눈치보는 공기업 등에 압력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우리은행 노조가 상급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조의 만류에도 임금 삭감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국책은행 등 다른 금융공기업 노사관계에
미칠 파장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때는 뒷짐을 졌던 정부가 공적자금이 투입돼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선진화 방안을 내세워 자율적인 노사관계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산업노조는 31일 성명을 내어 “지난 3월18일 산별교섭에서 잠정 합의에 이르렀던 협상
이 국책금융기관장들의 갑작스런 반대로 물거품이 된 뒤, 정부가 금융권 노사에 ‘임금 삭감’
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사관계에 불법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산업노조 소속인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 28일 회사 쪽과 직원 임금 5% 반납, 신입 사원
임금 20% 삭감 등에 합의한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병만 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올해는 정부가 선진화 방안을 내세워 개별 공기업에 임금
삭감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산별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산업노조는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금융공기업 부기관장 회의를 소집해, ‘임금 5% 1년치
소급 삭감 등을 내용으로 한 임금협상을 9월 말까지 타결하면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뜻
을 전했다고 밝혔다.
금융권 산별교섭의 당사자인 은행연합회는 지난 7월20일 금융산업노조와의 산별교섭을 일
방적으로 종료한 뒤 개별 은행에 교섭권을 내준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 관계자는 “전국
보건의료산업노조의 산별교섭 상대인 보건의료산업 사용자협의회가 최근 해산하는 등 그동
안 한국 노사가 일군 성과인 산별교섭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앞으로 노사관계에서 상당
한 갈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겨레 / 이완 기자 wani@hani.co.kr
'@@@@ > 노동·시민·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 삶 파괴하는 공공기관 선진화 (0) | 2009.09.05 |
---|---|
노동부 통계 조작 논란 (0) | 2009.09.04 |
제주 영리병원 도입 계속할까? (0) | 2009.08.28 |
화합하려면 용산사태 해결부터 (0) | 2009.08.25 |
용산참사 재판부 신뢰 땅에 떨어져 (0) | 2009.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