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공기업선진화방안’ 1년 5개월…신규채용 눈 감고 하위직 해고 혈안
상당수 공기업이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빌미로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하위직 공무원들
을 일자리에서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각 공기업이 23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게 제출한 ‘공기업 신규 채용 현황’
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들은 지난해 7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신입사원을
전혀 뽑지 않았다.
고액 연봉을 받는 고위직들이 즐비한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조직을 정리하고 인력을 감축하
라는 공기업 선진화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신규 채용 인력만 줄여 구조조정 효과를
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마다 100∼2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해온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도로공사는 2008년과
2009년에는 연속으로 신입사원 공채를 하지 않았다. 단 1명의 인원도 선발하지 않은 셈이
다. 공채를 통해 2007년 600명, 2008년 362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한국전력공사도 올해
는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대신 경력직 위주로 5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예년 규모로 신입사원을 선발한 공기
업은 코트라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 불과했으며 이들 공기업의 신규 채용 규
모는 20∼30명에 그쳤다.
정부 산하 297개 전체 공기업 채용 인원도 해마다 감소 추세다. 2007년 이들 공기업의 전
체 채용 인원은 1만4310명이었지만 2008년에는 1만806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약 25% 감소
했다. 특히 2007년 채용 인원이 10명 미만이던 공기업이 72개였지만 2008년에는 100개까
지 늘었다. 신규 채용 인원이 0명인 기업도 같은 기간 16곳에서 21곳으로 증가했다.
기존 인력을 줄이는 방식도 하위직 공무원에게 초점이 맞춰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공기업 선
진화 방안에 따라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인 도로공사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2급 이상 고위직
은 그대로 두고 3급 이하만 507명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샀다.
철도공사와 대한주택보증도 각각 5115명, 47명을 줄일 예정이지만 2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단 한 명도 감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민간기업에 고통 분담을 위한 신규 채용 확대를 요구하면서 공기업의 신규 채용 제
한을 눈감아주는 것은 이율배반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강 의원은 “신규 채용을 제한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오히려 각 공기업의 인력 구조만 부실
하게 한다”며 “공기업 취업의 희망을 갖고 수년간 준비해온 젊은이들에게도 신규 채용의 길
을 계속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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