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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방에 묻힌 ‘노동현안’

해피곰 2009. 11. 18. 11:30

세종시 공방에 묻힌 ‘노동현안’

정치권 ‘無대책’… 복수노조 등 논의 중단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복수노조 허용·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 핵심 노동 현안이 정
권의 ‘세종시 공방’에 묻혀 표류하고 있다.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는 노사 갈등을 촉발시키고 노동계 혼란이 예상된다는 이

유로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가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도 “노사정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서 있어 복수노조·노조 전임자 문

제와 관련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특히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문제가 노동계·정

부 갈등의 핵으로 부상했지만 한나라당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집권 여당이 세종시

만 바라보고 노동 현안은 팽개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한나라당은 일단 한국노총·민주노총·노동부 등이 참여하고 있는 6자회담 결과를 지켜보겠다

고만 할 뿐 ‘중재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직 당론을 확정짓기 전 단계인데다 김성조 정책

위의장이 13일 여의도 공원의 한국노총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대응이

없는 상황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복수노조 문제는 휘발성이 강한데다 노동계의 ‘표’까지

고려해야 하는 민감한 문제인데도 당내 세종시 갈등이 격화된 이후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고 비판했다. 세종시 문제가 정치권의 화두로 등장한 이후 노동 현안에 대한 주목도가 현저

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복수노조 문제를 바라보는 야당도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자율적 논의에 맡기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노사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복수노조 도입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 기준에 맞게 처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와 노동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전망도 불투명하다. 노사정위원회는 18일 노동부 장관

과 노사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커 회의

시한인 25일까지 합의안이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을 예정대로 실시한다

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동계와 정부 사이의 갈등이 정치권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화일보 / 김백기 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