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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신규채용, 뒤에서는 인력감축

해피곰 2010. 1. 19. 22:12

앞에서는 신규채용, 뒤에서는 인력감축

한진·KT·금호·삼성 등 구조조정 사업장 “올해 신규채용 늘리겠다”

 

 

최근 경영계가 잇따라 투자·고용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뒤에서는 인력감축을 단행하고

있어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과 LG 등 국내 30대 그룹은 올해 87조150억원을 투

자하고, 7만9천199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각각 16.3%,

8.7% 증가한 규모다. 같은날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에서 각 그룹 대표자들이 밝힌 내용이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에는 대규모 인력감축을 진행했거나 계획이 있는 한진·KT·금호아시아나·

삼성 등도 참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진의 경우 선박 수주 불황 등을 이유로 한진중공업

인력 30%를 감축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대우건설 매입에서 비롯된 경영난 때문에 최근 금호타이어와 금호산

업이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어 인력감축이 예상된다. KT는 지난해 연말 6천여명에 이르는

희망퇴직을 접수했고, 삼성그룹의 삼성화재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 채용규모를 늘린다고 하면서 한편에서는 대규모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게

다가 30대 그룹이 계획대로 7만9천명을 채용해도, 2008년 신규채용 인원(8만4천600명)에

미치지 못한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경기호전을 경영효율화의 기회로 활용하거

나, 인력감축이 마치 성공한 최고경영자(CEO)의 표본인 것처럼 인식하는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민간부문에서 고용사정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정년연장·고용보장, 구조조정 반대가 올해 5~6대 임단협 이

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경기악화 업종과 경영효율화 사업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노동계의 구조조정 반대, 고용보장 요구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

도 인력감축 등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매일노동뉴스 / 김학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