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MB맨’ 임명…누리꾼 “여기가 북한인지…”
지방선거 앞두고 ‘정권홍보’ 우려도
김재철, 낙하산 논란 속 MBC 사장 내정
친MB(?) 성향이 마침내 MBC사장으로…
노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 본격화
정세균 “이명박, MBC 장악 후과…정권교체로”
언론노조 “MBC는 이명박의 마지막 삽질이 될 것”
MBC 신임 사장마저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김재철(57) 청주MBC 대표이사가 내정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과 노동계, 누리꾼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 후보를 내정자로 확정했다.
김 사장 내정자는 대광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 사학과 학사, 석사를 졸업했으며 현 청주
MBC 사장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6일 “이명박 정권이 2주년 기념으로 민생을 챙기고 민주주의를 발
전시키는 것은 뒤로한 채, 출범 2주년을 기념해 MBC 사장을 갈아치우는 것으로 때우고 있
다”며 “용서하지 못할 일”이라고 이명박 정권을 맹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남문 앞에서 열린 ‘MBC 사수 시민
행동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명박 정권이) KBS장악, YTN장악에 이어
MBC 장악에 나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MBC를 겁낸다”며 “이는 정론과 진실을
알리는 MBC를 국민이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의 허물을 가리기 위해 정권 출범 초기부터 MBC를
탄압했다”며 “PD수첩, 신경민, 손석희씨 등 국민의 신망을 받는 출연자를 갈아치웠다”고 꼬
집었다.
그는 또 “김우룡씨가 MBC 인사에 관여했고 검찰이 나서서 MBC를 탄압했다”며 “방문진 이
사장의 책임으로 이사장직을 내놓고 사죄해야 한다”고 김우룡씨를 압박했다.
정 대표는 특히 “이명박 정권이 MBC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장악할
수 없다”며 “MBC정신 때문에 정권이 MBC를 장악할 수 없고 MBC 장악의 후과는 정권교
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은 민생은 돌보지 않고 권력투쟁에만 몰두한 채 방송장악, 언론장악
에만 혈안이 된 이명박 정권을 교체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MBC 장악으로 방송장악을 완
결했다고 생각하는 오만의 후과로 스스로 권력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도 “그간 차근차근 진행되어온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정점에 이르
렀다는 비판이 거세다”며 “MBC 사태가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의 마지막 격전지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김재철 신임 사장은 이명박정권 인사의 핵심
덕목인 고려대 출신으로 정치부 기자 시절부터 이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쌓아 친MB, 친한
나라당 성향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라며 이 같이 밝힌 뒤 “본격적으로 MBC와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 대변인은 먼저 “2008년 사장 공모에 응했을 당시 노조로부터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
에 참여해왔던 사실을 통해 정치적 편향성을 확인했으며,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기
관의 수장으로 부적격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니 ‘자신에게 충성할 사람, 자신과 가장 가
까운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전
형적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지방선거가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언론을 틀어쥐려는 청와대의
음습한 의도가 더욱 박차를 가하는 듯하여 더욱 불안하고 우려스럽다”며 “사실 이번 MBC
사장 선임과정 자체가 국민들을 들러리로 세운 한 편의 쇼에 불과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더 심각한 문제는 '방송계의 한나라당'이라 할 수 있는 청와대의 꼭두각시 '방문진
'에 있다”며 “언론을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권과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선임하려는 방
문진이 존재하는 한 누가 사장이 되어도 MBC 장악에 앞장서는 허수아비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음은 애초에 자명한 일이었다”고 꼬집었다.
창조한국당 역시 “언론장악, 방송장악 시도는 ‘국격’을 갖춘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
라며 “결국 ‘선진국’이니 ‘국격’이니 하는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의 주장은 헛구호였다”고 비
판했다.
창조한국당은 26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은 ‘낙하산인사’를
통해 최시중, 김인규, 구본홍 등 대통령의 특보출신들을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YTN 수장
으로 앉혀 ‘장악’한데 이어, 그 바쁜 대선과정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직접 모친상까지
챙겼던 측근 김재철 씨를 MBC 사장으로 내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당은 “국민의 60%가 방송법개정 등 정부·여당의 방송장악 시도를 우려하고 있지만, 어
떻게 된 일인지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의 방송장악 야심은 멈출 줄 모른다”면서 “정책홍보
버라이어티쇼를 기획하도록 공문을 보내는가하면 지난 설에는 예능프로그램까지 장악하다시
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방송은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며 “진보정부가 ‘정권의 개입 없이’ 사장추천위
원회를 통해 공영방송 사장선임을 하게 했듯이 정부·여당은 즉시 방송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도 26일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면서 “지난 8일 MBC 엄기영 사장 축출을
‘큐 싸인’으로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동원한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남 없이 MBC 장악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겼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이날 성명에서 “정권의 홍위병인 방문진 5적(김우룡, 김광동, 차
기환, 최홍재, 남찬순)이 청와대의 명을 충실히 받들어, ‘MB와 가장 가까운 MBC 사람’으로
알려진 김재철을 MBC 낙하산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이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권의 지난 2년은 언론장악과 언론인에 대한 억압으로 점철된 시간이
었다”면서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통령 정치특보를 앉힌 것을 시발로,
KBS와 YTN을 비롯한 각 방송사 사장에 후보시절 특보들을 투하해서 국민의 입과 귀를 틀
어 막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또한 “언론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국회 재논의를 요구한 헌법재판소의 결
정에도 불구하고 위헌 방송법 시행령을 강행함으로써 언론 통제와 장악을 제도적으로 완성
시키고자 하고 있다”며 “그리고 마침내 오늘, 방송장악을 위한 마지막 낙하산 용병으로 김
재철을 낙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진실을 원하는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려는 이명박 정권의 집요
한 폭압 속에서도 YTN은 투쟁의 역사를 만들어냈고, KBS는 희망의 노조를 꽃피웠다”면서
“먼저 싸움을 시작한 YTN과 KBS, 그리고 전국의 언론인들, 무엇보다 희망과 상식을 지키고
자 하는 국민이 여기저기 들불처럼 ‘과격하게’ 민주주의의 민들레로 피어나고 있다”고 강조
했다.
언론노조는 “정권에 허리를 굽힌 낙하산이 어떻게 구성원들에게 언론의 독립과 자율을 차마
입으로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방문진의 용병이자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을 자임한
김재철은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한 “김우룡을 비롯한 공영방송 파괴 방문진 5적은, MBC 독립성과 공영성을 유린
한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물러나라”면서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경고임을 기
억하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 MBC 장악을 통해 공영방송 유린을 완성하고자 하는
이명박 정권의 마지막 삽질은, 결국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첫 삽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를 접한 누리꾼들도 격앙된 반응이다.
정모씨는 “방송 3사 다 장악했으니 조만간 모든 방송에서 친애하는 리명박 각하 찬양방송
많이 보겠네염^^*”이라는 시크한 반응을, 이모씨는 “2006년 북경 올림픽 일주일 전에는
KBS 정연주 사장 해임하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일주일 전에는 MBC 엄기영 사장 사표수
리. 대한민국 선수들의 땀과 눈물과 감동도 이용해 쳐먹는 더러운 *들 정말 더럽다. 더러워
ㅠㅠ”라는 분석 글을 남겼다.
이모 누리꾼은 “도대체 여기가 북한인지 대한민국인지 분간이 안된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변모씨는 “언론장악하여 1인 일당 독재정권 만드는구나 참으로 이 나라는 거꾸로 간다 에
혀”라는 입장을, 이밖에도 “2년밖에 안됐는데...10년은 해 먹은거 같은 기분은 왜 일까요??”
라는 글들이 각종 포털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사서울 / 서태석 기자 seo@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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