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표현의 자유’ 후퇴

MB정부 ‘표현의 자유’ 후퇴 

촛불집회 이후 집시법 적용 강화 추세

‘미네르바’ 사건 등 네티즌 형사처벌도

이명박 정권 2년 동안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가 전반적으로 후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

다. 시민들이 국가보안법 집시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인터넷

에서도 은밀한 방식으로 국가에 의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운동사랑방 등 30여개 인권단체들은 프랭크 라 뤼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좌관의 한국 공식 방문을 계기로 ‘2010 한국 표현의 자유 보고 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명박 정권 2년 한국 표현의 자유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위력 발휘 = 인권단체들은 보고서를 통해 “2008년 촛불집회에서 집

회시위의 자유가 제한되고 공무원이 표현의 자유후퇴 상황에 대해 입장 발표를 했다는 이유

로 형사 처벌되며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고 있는 공권력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면서 “이 모

든 것이 법의 지배를 가장한 법에 의한 지배”라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좌관의 공식 방문은 15년만인데도 당시 UN이 세

계인권선언 등에 근거해 폐지 권고를 했던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

적했다. 

2008년 현 정권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례는 늘고 있다.

2008년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기소는 32건이었으며 2009년 43건으로 증가했다. 구속자 수

역시 2008년 16명에서 2009년 18명으로 늘었다. 김병주 변호사는 “여전히 국가보안법은

한국에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으며 현 정부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사례는 늘어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 시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시민들에 대한 집시법 적용도 2008년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강화되고 있다. 2008년 집시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된 인원은 2381명에 이른다.

집회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형법으로 처벌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는 일반교통방해죄. 촛

불집회에 참석해 연행된 사람 중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의 피고인 627명 중 551명(88%)이
일반교통방해죄로 기소됐다.

최은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2009년 접어들면서 경찰은 집회시위를 하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있었던 용산철거민 사망이나 7 8월 쌍용차 노동자 파

업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의 남용이 대표적인 예다.

◆인터넷 규제 늘어 = 네티즌들의 인터넷 표현물에 대한 행정규제와 형사처벌 사례도 늘고

있다. 2008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소비자들이 작성한 불매운동 게시물이 ‘위법적인 2차

보이콧’이라며 ‘삭제’를 결정했다. 위 게시물들은 시민들이 촛불시위 왜곡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일부 신문사에 광고를 실은 기업명단과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이었다.

2008년 5월 검찰이 인터넷의 ‘광우병 괴담’을 수사한 이후 ‘허위로’ 정부를 비판한 게시물

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형사 입건, 구속되는 사례들도 계속 발생했고 다수가 형사처

벌됐다. 2009년 1월 ‘미네르바’ 사건이 대표적이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인터넷 규제들은 해당 게시자에 대한 불이익과 표현의

자유 침해를 가져오는 한편 비슷한 의견을 가진 다른 시민들에게도 자기 검열을 강제함으로

써 심각한 위축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중대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했다.

내일신문 /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