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대전일보 대북 강경 보도 -천안함 조사결과 관련 지역 신문 모니터 보고서
모니터 대상 :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모니터 기간 : 5월 20일(목)~5월 26일(수)
대전일보, 천안함 북풍몰이 보도 도 넘었다.
지난 20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같은날 발표된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따라 지방선거보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일보는 천안함 발표를 전후 해 대북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등 남북 대결국면을 조성하는 등 이른바 ‘북풍’ 조성에 집중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천안함 침몰 의혹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대북 강경 대응의 위험성을 간과한 채 정부의 강경 대응을 부추겼다.
일단 민군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언론의 사실보도를 나무랄수는 없겠지만 관련 의혹이 남아있고, 대북 강경 대응이 촉발 할 이후 한반도의 대결국면이 가져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에 대해 지역 신문의 보도 태도가 저널리즘의 본연의 역할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극단으로 치닫는 정부의 대북 강경기조에 대해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제기되는 의혹과 정부 대응의 적절성을 검증에 나서는 게 언론의 역할임에도 대전일보는 스스로 그 역할을 포기하고 말았다.
더구나 지방선거가 본격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발표된 정부의 결과 발표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략으로 서둘러 발표 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지만 이에 대한 대전일보의 보도는 없었다. 대북 강경론 부추기고, 의혹 검증은 왜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간 대전일보는 1면을 비롯한 주요 지면을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및 정부의 대북 대응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20일 <‘천안함發 북풍’ 판세 뒤흔드나>(1면4단 머릿기사)외 5꼭지, 21일 <“천안함, 北 중어뢰 수중 폭발로 침몰" 최종결론>(1면 7단 머릿기사)외 21꼭지(1면, 2면, 3면, 4면, 5면, 7면, 8면, 23면-8개지면), 24일 <”김정일 책임추가도발 강력대응“>(1면3단)외 8꼭지, 25일 <”北 무력침범땐 즉각 자위권 발동“>(1면4단 머릿기사)외 17꼭지, 26일 <‘北=주적’ 개념 6년만에 불활할 듯>(1면4단)외 12꼭지 등 총 63꼭지(22일자 신문은 제외)를 보도 했다.
특히 대전일보는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보도한 21일(금)의 경우 총 8개 지면에 연합뉴스 보도를 집중인용하며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천안함, 北 중어뢰 수중 폭발로 침몰" 최종결론>(1면 7단 머릿기사)를 비롯해 <”단호한 조치 취할 것“>(1면2단), <”北 도발 예상 못해…사전 훈련 했을 것“>(2면 5단), <”北 잠수함 서해 우회참투…근접 공격한 듯“>(3면5단 머릿기사), <‘스모킹 건’ 지난주 확보 ‘1번’ 북한식 고유 글씨체>(3면2단), <절단면진술지진파 분석 ‘심증’ ‘1번’ 표기 추진체화약흔 ‘확증’>(3면5단), <北 수출용 CHT-02D와 정확히 일치>(3면 2단) 등 합조단의 발표를 기정사실화 했다.
또한 대전일보는 23면 <북한의 소행 만천하에 드러난 천안함 침몰>, <자충수 둔 북한 정권, 버릇 단단히 고쳐야> 사설을 통해 천안함 침몰 논란이 북의 공격에 의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의 소행으로 최종 결론지어졌다지만 싸움은 이제부터”라며 대북제재의 후유증으로 남북관계 경색과 한반도에 전에없는 긴장국면이 초래되더라도 “국가안보와 대북억지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부지게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제에 북한의 못된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으려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고 정부의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반면 합조단의 조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모킹 건’에 대한 의혹 및 북한의 침투경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좌초 의혹 등에 대해서는 4면 하단에 4단 크기로 <소형 잠수함서 중어뢰 발사 가능한가> 보도로만 다뤘다. 이마저도 합조단의 해명에 무게를 뒀다.
대전일보의 이 같은 보도는 이후 이명박대통령의 담화 발표 및 정부의 대북 제제조치 발표와 함께 더욱 강경해 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하루 뒤인 25일 <“北 무력침범땐 즉각 자위권 발동”>(1면 4단 머릿기사)를 비롯해 1면, 2면, 3면, 23면 사설을 통해 이 대통령이 밝힌 대북 제재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23면에 실린 <李대통령의 ‘북 응징’ 실천이 중요하다>사설을 통해 정부의 보다 강경한 대북 자세를 촉구했다. 대전일보는 “이제 우리는 주권국가로서 안보를 지키겠다는 의지와 과연 이를 실천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중차대한 실험대에 올랐다”며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적극적 억제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한방도 정세는 중대한 국면을 맞게 됐다”고 이 대통령의 담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설은 이어 담화문에서 밝힌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북한의 반응을 언급하면서 “당장 오늘부터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북의 호언대로 사격해 온다면 이는 명백한 군사 도발로 자위권을 발동해야만 한다. 결단의 순간이 생각 보다 빨리 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국방부 장관 스스로부터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할 시점”이라고 단호한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또한 “내부의 안보 태세가 강화되지 않고서는 국제공조도, 대북 응징도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게 우리의 확고한 믿음”이라며 “북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고, 유사 사태 방지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고는 한반도의 평화가 요원함을 직시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전일보의 이 같은 강경한 기조는 26일에도 이어졌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주적’ 개념 부활 시사와 관련 1면에 <‘北=주적’ 개념 6년만에 불활할 듯>, <‘휴전상태안보 의식 재무장’ 천명>(3면 4단 해설) 보도 등을 통해 정부의 주적 개념 부활 의미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대전일보는 이날 역시 23면 사설 <‘北=주적’ 부활 이후 우리가 할 일>을 통해 “6년 전 주적 개념이 삭제된 후 군 지휘부의 보신주이가 만연하고, 기강이 해애된 것은 익히 보아온 터”라며 “호되게 얻어 맞고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주적이 엄존하고, 전쟁 위험이 여전한 현실에서 그 개념을 되살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며 “군의 안보 태세를 다잡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주적 개념을 확실시 해야 한다는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눈치를 보다가 ‘자위권’을 발동하지 못한 과거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며 “그동안 우리 군이 북의 도발에 대해 즉각적이고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주적개념이 분명하지 않았던 데도 있다”며 군 내부의 기강과 안보 태세 점검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대전일보 뿐만 아니라 천안함 북풍몰이 보도에 호응 하듯 충청투데이 역시 사설을 통해 대북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나선 것 역시 문제다. 충청투데이는 대전일보에 비해 보도량은 현저하게 적었지만 21일자 및 25일자 사설을 통해 대북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