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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신년 방송좌담회 비난 봇물…<조선>도 "별 희한한…"

해피곰 2011. 1. 31. 15:07

 

MB 신년 방송좌담회 비난 봇물…<조선>도 "별 희한한…"

지상파 3사 중계에 "청와대 하청방송인가"…누리꾼들 "TV를 끄자"

 

 

설 연휴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출연하는 신년 방송 좌담회를 두고 비판이 높다. 기존의 방

송 좌담회와 달리 청와대가 출연진과 질문 내용까지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 홍

보방송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

 

동시 생중계에 동참하기로 한 지상파 방송사 3사 가운데 KBS, MBC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고 <조선일보>도 "올해도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내냐"며 기사와 사설에서 강하게 비판했

다. 누리꾼들은 "전파 공해다", "청와대가 영화도 찍을 기세"라고 비꼬았다.

  "청와대 기획·연출 …공영방송사는 '하청'인가"

 

▲ 2011년 신년연설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청와대가 주최하는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 방송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 지

상파 3사와 케이블TV 뉴스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다. 정관용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한

수진 SBS 앵커가 출연하고 SBS가 중계하고 KBS와 MBC 등이 이를 받아 내보내는 식으로

방송된다.

 

이를 두고 KBS와 MBC에서는 동시에 비판이 터져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

경철)는 "이 프로그램은 온전히 청와대가 기획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대담 출연자까지 청와
대가 일방적으로 정했다고 한다"며 "과거에는 최소한 중계를 맡은 방송사가 기본적인 대담

형식과 출연자, 질문 등을 결정했는데 이번에는 청와대가 모든 것을 기획, 연출하고 방송사

는 생중계만 하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KBS가 청와대 하청방송인가. 청와대가 연출하고 기획한 프로그램을 왜 공영방송사

가 나서서 중계해야 하느냐"면서 "또한 이번 프로그램은 SBS가 지난해 창사 20주년을 맞아
청와대에 요구해온 대통령과의 대담이 뒤늦게 현실화된 것인데 사실상 'SBS 프로그램'을 왜

KBS가 생중계 하느냐"고 따졌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도 "청와대가 직접 주최하고 출연자들의 질문 내용도 청

와대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그래도 앞선 세 차례의 좌담회는 분야별 전문가와

일반 시민까지 골고루 참여시키는 모양새라도 갖췄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노골적 아니냐"

고 비판했다.

 

이들은 "MBC마저 왜 맛도 없는 남의 밥상에 굳이 숟가락을 얻으려는 것이냐"며 "'MBC가

MB 홍보하려고 자존심 마저 버린 것이다', '앞으로 시청자들 앞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 수

있겠냐'는 개탄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누리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2월 1일 오전 10시부터

90분 동안 우리 모두 TV를 끄자"는 글을 올렸고 다른 누리꾼들은 "전기도 절약되고 좋다.

일석이조"라고 호응했다. 누리꾼들은 "전파 공해다", "곧 있으면 푸른집에서 영화도 찍을 기

세군요", "내가 연출해봐서 아는데…", "라섹 수술해서 눈이 잘 안보입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 등의 비꼬는 글을 올리고 있다.

 

<조선일보> "별 희한한 국민 소통을 다보겠다"

 

한편 <조선일보>도 청와대의 일방적인 방송 좌담회를 두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조선일보>는 29일 "MB, 올해도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내나"라는 기사와 "대통

령 취임 3년에 진짜 기자회견 몇 번 있었나"라는 사설을 내 청와대를 직공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보다 보니 별 희한한 국민 소통을 다 보겠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서울에 왔던 G20 멤버 국가들에게 그런 국민 소통 방식도 있느냐고 한번 물어는 봤어야 한

다"며 "좌담회 주최를 청와대가 하고 토론 주제도 모두 청와대가 정한다고 하는데 질문 내

용이라고 미리 조율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 청와대의 신년 방송좌담회를 강하게 비판한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이 신문은 "잇단 인사 파동, 여권 내 개헌 혼선, 민간인 사찰 의혹처럼 국민은 궁금해하지

만 청와대는 껄끄러워하는 문제들은 훑는 척하고 슬쩍 넘겨버리거나 아예 피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언론과 만나는 걸 무슨 서비스인 양 생각하는 건 대단한 착각이다. 그건 서

스가 아니라 의무다"라고 질타했다.

 

이 신문은 한발 더 나아가 "이 정부 3년 내내 제대로된 기자회견은 한번도 없었다"고 질타

하면서 "정상회담 정리 회견처럼 의례적인 것을 빼면 언론과 일문일답을 한 경우가 네댓 번

밖에 안된다. 그나마 그것도 대부분 'G20정상회의 보고'처럼 정부가 자랑하고 싶은 항목으

로 아예 주제를 한정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해마다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고 (…) 두 사

람이 각각 임기 5년 동안 기자회견 이름으로 가진 행사가 150회다", "이 대통령이 '친구'라

부르는 오바마 대통령만 해도 지난해에만 27차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프레시안 / 채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