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에 들어가지 못하는 박종태 열사는 지금 이 시각에도 조금씩......... 그러나 지금 이 시간까지 이명박 정권과 금호자본은 일체의 대화를 거절하고, 강경대응 일변도로 나서고 있다.
촛불문화제 21일째. 지칠만도 하지만 오히려 촛불은 하루 하루 늘어가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화물연대 택배분회 동지들이 서울로 올라간 뒤 많은 고민을 했다.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수 있는 기본 동력 확보에 대해 판단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이번 주 초반 50여명을 밑돌던 참가자들이 하루 하루 늘어 28일 문화제에서는 200여명의 동지들이 함께 열사정신의 초를 높이 올렸다.
문화공연도 열악하고, 시설도 열악하다. 어느 특별한 이의 죽음을 추도하는 환경과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노동자들은 감동적인 촛불문화제를 매일 만들어 내고 있다. 하루 하루 단결의 힘으로 박종태 동지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날은 특별한 문예공연이 없었다. 그러나 함께 노래하고 몸짓하며 집단 문예공연의 장을 연출했다.
자유발언과 발언자도 다양해 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이병수 위원장은 “대전에 올라오면서 외롭게 싸우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많은 걱정을 했지만, 와서 보니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물결과 관련해서 이위원장은 “노 전대통령의 빈소에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조문할까? 우리 박종태 동지의 죽음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수많은 추모자들이 가슴에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이명박 정권의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기에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다”며 입장을 얘기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박종태 열사의 죽음과 특수고용노동자의 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기간 1인 시위를 전개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천막농성 등의 수위 높은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전교조 대전지부 김영주 수석부위원장은 “비정규노동자의 삶을 기간 잘 알지 못했다. 내가 정작 비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아들이 비정규직이다. 이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게됐다. 우리 아들은 한 회사의 인턴사원으로 들어갔다. 잠을 하루에 2-3시간 밖에 못 잔다. 어느 날 병이 났다. 병원에서 스트레스 때문에 몸 안의 모든 장기가 부었다고 했다. 그동안 비정규직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알아왔지 내 문제로 받아안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런 마음이 지금의 이런 세상을 만들지 않았나 반성한다.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서도 박종태 열사가 돌아가신 후 알게 되었다. 이런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의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 모두가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것을 결국 돌고 돌아서 나에게 올 수 밖에 없음을 알았다. 내가 할 수 있는게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 관철될 때까지 촛불을 들고 끝까지 참석하여 조그만 힘이라도 보탤 것이다”라며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장석천 동지의 시낭송도 있었다. 김남주 시인의 <전사>라는 시를 낭송하였다. 장동지는 시낭송 이후 “쌍용차 구조조정 투쟁과정에서 한 동지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돌아가셨다. 이놈의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다. 우리 콜텍지회는 2년 동안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67명으로 시작한 조합원이 극심한 생계문제 등으로 인해 이제는 많은 이들이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지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더욱 선봉에서 싸우고, 단결해서 그 동지들까지 모두 복직시켜 신명나게 일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여러분과 줄기차게 싸워 나갈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청소년문화공동체 ‘청춘’의 권순표 동지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권 동지는 “지난 5월 16일 노동자들의 집회 관련하여 청소년들에게 물어봤다. 아이들은 시위대가 차를 막고 집회하는 것과 관련하여 그 어떤 반대도 없었다. 이어서 이명박 대통령을 좋아하냐고 물어봤다. 애들 하는말이 ‘누가 걔를 좋아해요?’라고 이야기 하더라. 묻는 제가 멋쩍었다. ‘청춘’에서는 청소년 힙합 페스티벌을 준비 중에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연기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되물었다. ‘열사가 돌아가셨을 때는 행사 연기 안하더니 노무현 대통령이 죽으니 왜 행사를 연기해요?’ 하고 말이다. 가슴이 뜨끔했다. 항상 나 혼자 오고 오늘도 대한통운 앞에 나 혼자 왔지만 다음에는 함께 하는 청소년들과 손잡고 같이 오겠다”며 다짐을 밝혔다.
조폐공사노조 박갑준 위원장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우리 조폐 노동자들이 돈을 열심히 찍어내고 있다. 앞으로 5만원짜리 신권이 전국에 유통된다. 그 돈이 모두 노동자, 서민의 주머니에 들어갔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돈을 찍어내며 이 돈이 자본과 정권의 뇌물거래에 사용되는 007가방, 사과박스에 채워지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번 열사 투쟁이 우리 사회의 부패한 것을 청산하는 투쟁으로 갈 것을 믿는다. 그리고 느리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충청도의 저력을 이번 싸움을 통해 확실히 보여주리라 믿는다”며 발언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30일 전개되는 화물연대 총파업과 철도노동자들의 서울상경투쟁을 시작으로 전개될 노동자 총파업을 결의하며 ‘파업가’를 불렀다.
그리고 그 싸움의 승리를 견일 할 우리의 무기! ‘단결’이란 양초글씨를 대한통운 인도에 만들고 21일째 촛불문화제를 마쳤다.
앞으로 촛불문화제 일정은 <29일(금) 대한통운, 30일(토) 대전역, 31일(일) 대전역> 이다. 하루하루 우리 노동자가 새로운 감동을 창조해 나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