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충돌…갈등의 場된 서울광장
서울광장이 대한민국 보혁갈등의 뜨거운 상징이 됐다. 광장을 열라고 요구하는 진보세력과 열지 못하겠다고 버티는 정부가 충돌하고 있다. 특히 이런 갈등이 '6ㆍ10 항쟁 기념일'이라는 역사적 상징과 맞물리면서 '서울광장'을 둘러싼 갈등은 '민주주의'에 대한 갈등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간간이 내리는 가는 빗줄기와 함께 맑아졌다 흐려졌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10일 서울광장에는 여러 모습이 공존했다.
◆ "광장을 열라" vs "불법집회"
= 이날 오전 6ㆍ10 범국민대회를 진행하기 위한 행사차량 8대가 서울광장에 들어서려하자 전경 6개 중대를 비롯한 경찰과 서울시 측이 이를 막아섰다.
차량을 안으로 들이려는 시민들과 경찰의 격한 몸싸움은 간밤에 내리던 빗소리를 대신해 서울광장을 울렸고 이 과정에서 광장 건너편 대한문 앞에서 7일째 단식농성 중이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향하기도 했다.
맑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한 오전 11시가 되자 시민들의 숫자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눈에 띌 정도로 급속하게 숫자가 느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둘씩 모인 시민들로 어느새 광장은 꽤 북적거렸다.
홀로 광장을 찾은 정창시 씨(60)는 "집에서 뉴스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광장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 중에는 주로 50~60대 이상 성인 남성들이 많았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정부 규탄대회 및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시국강연 앞에 모여 박수치며 듣기도 했고 서너 명씩 모여 서서 현 정부를 비판하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맑았던 하늘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오후 1시.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광장 분위기도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재진입 시도를 우려한 경찰이 1시부터 전경과 의경을 동원해 행사차량을 겹겹이 둘러싸자 흥분한 일부 시민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2시께 서울광장에 집회를 미리 신고한 한국자유총연맹 회원 300여 명도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자유총연맹이 신고한 집회 목적은 '승용차 요일제 캠페인'이었다. 자유총연맹 회원들은 서울광장 내로 진입해 집회 인원들과 충돌하지 않고 시청역 2번 출구 앞에서 '승용차 요일제 캠페인'을 30분간 진행한 뒤 자진 해산했다.
◆ 따로 가는 6ㆍ10 항쟁 기념행사
= 이날 서울에서는 3개 6ㆍ10 항쟁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하나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진행한 행사로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ㆍ10 민주항쟁 22주년 기념식'이다.
또 다른 행사는 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와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22주년 기념식'이고, 가장 큰 규모 행사는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 항쟁 계승ㆍ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다. 하지만 범국민대회는 정부의 불허 방침이 내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민주주의가 열어놓은 정치공간에 실용보다 이념, 집단 이기주의가 앞서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어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도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추진하는 단체를 비판했다.
◆ 국민들은 '소통'을 원해
= 정부의 서울광장 봉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다. 폭력집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단만으로 행사를 불허할 권한이 정부에 없다는 것이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 6월 항쟁이 역사적인 기념이 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6월 10일은 정부도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더욱이 60~70%의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소통'을 원하는 만큼 국민의 기대와 역사성을 감안해 광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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