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평가에 허리 휜다"
합숙·전문 용역업체까지 동원
내달 제출 보고서 작성 '올인'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한국산재의료원은 올해 경영평가를 앞두고
초비상 상태다. 올해도 하위등급을 받으면 정부 예산이 줄어 임직원 급여도 깎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원은 이에 따라 전체 직원 80명 가운데 정예 멤버 6명을 뽑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벌써 3개월째 정부에 제출할 보고서 작성에 올인하고 있다. 다른 부서들도 자료 협조에 응
하느라 바쁘긴 마찬가지다.
기관 관계자는 "준비팀 인원을 작년의 3배로 늘렸으나 방대한 보고서를 만드는 게 쉽지 않
다"며 "경영평가 준비로 회사 본업인 산재관리 업무가 소홀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
했다.
공공기관들이 3월12일까지 정부에 제출할 자체 경영평가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에 경쟁적으
로 매달리고 있다. 1년간 성과를 55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로 잘 포장해야 하
기 때문이다. 조직 내 가장 유능한 직원 여럿이 몇 달씩 보고서 작성에 매달리는 것은 기본
이고,일부 기관에서는 합숙까지 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1월11일부터 본부 직원 250명 가운데 22명이 경영평가 준비에
투입됐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작년 10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최근에는 TF팀원 20명이 2
주간 합숙하면서 마무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학연금은 작년 11월 말 부서별로 담당자 15명이 모여 1주일가량 연수원에서 워크숍을 하
면서 기본틀을 짰다.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체육진흥공단 등
다른 공공기관들도 TF를 꾸려 보고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소모적으로 흐르는 측면이
있다"며 "이런 방식의 평가는 되레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도 부담을 감안해 매년 평가 항목을 줄이고 있으며 보고서 분량
도 지난해 600쪽에서 550쪽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 /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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