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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조삼모사식 수익률 홍보

해피곰 2010. 2. 26. 13:03

국민연금, 조삼모사식 수익률 홍보

고위험 투자 피하고 공공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올해 첫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현황을 보고하고 결산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결산안에 따르면 2009년말 현재 국민

연기금 순자산은 지난 2008년말 235조4천325억원보다 42조2천99억원(17.9%)이 늘어난

277조6천424억원으로 집계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채권 73.9%, 국내주식 13.1%, 해외주식 4.8%, 대체투자 4.5%, 해외채권

3.8%로 나눠 운용해 모두 26조2천267억원(10.81%)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저가

매수한 주식가격이 뛰면서 국내주식 투자에서만 15조5천377억원(58.44%)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국민연금의 투자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내국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국내주식시장에서 번 돈으로 연기금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조삼

모사식 투자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도 국민들이 낸 기금에서 나온 돈이고, 주식도 국민들

이 투자한 돈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같은 쌈짓돈에서 나온 돈으로 많이 벌었다고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  [자료사진] 국민연금 홍보자료 [출처: 국민연금공단]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같은 국민연금 수익률 홍보 이면에 연금기금의 불안정성이

더 커진다는 문제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국민연금은 일반적인 시장 여유자금이 아니라 국민들

미래의 노후자산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주식 및 대체투자, 주식투자 등 고위험 투자의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융위원장 출신의 전광우 위원장이 들어선 후, 공격적 투자가 더 확대되

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전체 운용자산 중 주식비중 목표치를 지난해 12.1% 보다 4.5%포인트 높
16.6%로 잡았다. 부동산이나 사회인프라, 기업구조조정 등의 대체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HSBC 건물을 7억7250만 파운드, 한화로 1조5천억원에 사들이고, 지난

해 12월30일에는 호주 시드니의 44층짜리 오로라플레이스(Aurora Place)를 7500억원에 매

입 하는 등 5개의 건물을 사들였다.


이러한 고위험투자로 일시적으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진다는 점이

문제다. 


오 실장은 "지난해 국민연금이 주식에서 18조원 정도 수익을 올렸다지만, 2008년에는 주식

에서 19조원의 손실을 보았다"며 단기간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왔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

니라고 보았다.


대체투자도 세계경제상황과 환율변화 등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달라진다. 지난해 매입했던

HSBC 건물도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하면서 건물의 자산가치도 함께 떨어졌다. 주식투자와

달리 지난해 대체투자에서는 8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 실장은 "현재로서는 국민연금의 규모를 줄일 수 없다면, 국민경제 전체의 성장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면서 "주식이나 건물을 사는데 투자할 것이 아니라 취약한 사회공공인프라

에 투자해 국민경제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의 수익률 확대로 근심이 더 늘어나는 이유다.


진보넷 / 홍석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