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알고싶다/보도자료

‘4년 전’ 한나라 압승 지역, 판세 지각변동

해피곰 2010. 5. 23. 00:12

야권 단일화 효과 현실로…민주노동당도 선전

‘4년 전’ 한나라 압승 지역, 판세 지각변동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천안함 침몰 사건 등 굵직한 사

안들이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 판세는 어떤 상황일까. 천안함 사고원인 발표가

여권에 유리한 흐름을 이끌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전국의 유

세 현장을 돌면서 연일 ‘천안함 이슈’를 유세에 활용하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는 여당이 번번이 고전했다. 이유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펼쳐지는 관계로 중

간 평가 성격을 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당은 방어, 야당은 공격에 치중하게 된다. 올해

역시 4대강, 세종시, 무상급식 등 선거를 가를 중요 쟁점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주요 언론

이 두 달 가까이 천안함 이슈에 보도를 집중하면서 선거쟁점이 가려진 측면도 있다.

 

게다가 언론이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 비율, 한

나라당 정당 지지율 모두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안정적 승리를 안겨줄까.

 

광역단체장 선거에 가려져 있지만 기초단체장 선거도 민심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4년 전인 2006년 5월31일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

겨줬던 주요 지역에서 야당이 우세하거나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신문 ‘폴리뉴스’는 전국 각 지역의 주요 기초단체장 판세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발표

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는 수도권에서 최초로 진보신당까지 포함한 야5당 단일후보를 내

세운 지역이다. 폴리뉴스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526명(층화무작위할당 표

본추출로 추출)을 대상으로 ARS 전화설문조사(응답률 5.1%,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4.21%p)를 했다.

 

민주당 최성 후보는 42.3%, 한나라당 강현석 후보는 37.7%로 조사됐다. 최성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강현석 후보를 앞서고 있는 셈이다. 이곳의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이 민주당

의 두 배 수준이었지만,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최성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1일에는 고양시 일산과 덕양 유세에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

표 등 야권 인사들이 합동 유세를 펼치면서 세몰이를 하기도 했다. 최성 후보는 “최근 폴리

뉴스는 여론조사 결과 상대후보에 비해 5% 정도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체적으로 조사

한 결과는 그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양시는 4년 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66.2%, 열린우리당 후보가 28.8%를 얻은 지역이다.

 

야권의 반MB 단일화 효과가 현실로 나타난 지역도 있다. 인천 남동구는 민주노동당 배진교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한나라당 최병덕 후보와 맞서는 지역이다. 폴리뉴스 여론조사 결과

배진교 후보 42.9%, 최병덕 후보 42.6%로 조사됐다. 두 후보가 초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폴리뉴스의 이번 여론조사는 인천시 남동구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유효표본 533명을 대

상으로 여론조사전문기관 한백리서치에 의뢰해 단순무작위추출법으로 구조화된 설문지와

ARS방식으로 조사했으며, 오차범위는 95%신뢰수준에 ±4.24%p다.

 

지난 4월30일~5월1일 조사 때는 배진교 후보 33.1%, 최병덕 후보 41.3%로 조사된 바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범야권 단일후보 효과가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

남동구는 4년 전 한나라당 후보가 58.3%, 열린우리당 후보가 18.7%를 받았던 지역이
다.
민주노동당 후보는 당시 13.1%를 득표했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이번 선거에

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당선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수준이 됐다.

 

폴리뉴스와 모노리서치가 지난 15~16일 강원 원주시 거주 19세 이상 남녀 638명(응답률

6.5%)을 대상으로 층화무작위 할당 표본추출 방법으로 ARS전화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87%p)를 한 결과, 민주당 원창묵 후보 38.3%, 한나라당 원경묵 후보

27.3%, 무소속 김기열 후보 15.2%, 민주노동당 김은수 후보 5.3%로 조사됐다.

 

민주당 후보가 강원도 원주에서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우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4년 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61.1%, 열린우리당 후보가 35.1%를 얻은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수원 지역 판세도 흥미롭다. 폴리뉴스가 모노리서치와 공동으

로 지난 15~16일 수원 지역 유권자 526명(층화무작위할당 표본추출)을 대상으로 ARS 전화

설문여론조사(응답률 5.1%,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21%p)를 한 결과, 민주당 염태

영 후보 38.3%, 한나라당 심재인 후보 30.2%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8.1%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안쪽의 결과이지만, 민주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65.3%,

열린우리당 28.0%로 조사된 지역이다.

 

경기도 고양시(범야권 단일후보 성사), 인천 남동구(민주노동당 후보가 단일후보로 출마),

경기도 수원시(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 강원도 원주(지역구 의원이 한나라당 강

원도지사 후보로 나선 지역) 등은 저마다 정치적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네 곳 모두 4년 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던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에서는 한나라당 쪽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변수 중 하나는 현역 단체장이 무소속

으로 출마했을 경우 원 소속 정당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4년 전 호남을 제외한 사실상 전 지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던 한나라당은 무소속 변

수 때문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여권 표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야권은 단일후보를 성사시키면서 1대1 맞대결 구

도를 만들고 있다.

 

지방선거 판도를 예측하기는 아직 선거 초반이라는 점에서 이른 감이 있다. 분명한 점은 언

론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용한 선거’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바닥 민

심은 4년 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연일 이슈화시키는 ‘천안함 문제’가 야당의 바람을 막아주는 방패막이

가 될 것인지, 오히려 안보실책을 정치에 활용한다는 역풍으로 다가올 것인지도 이번 선거

판도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 /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