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갉아먹는 '사무장 병원'…건보공단 상반기 5천억 적발
2013년보다 56%나 늘어
건강보험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덜 걷거나 병원에 지원금을 더 줘 추징 또는 환수한 건강보
험 액수가 지난 상반기에만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5일 지난 1~6월 재정누수방지 활동으로 4730억원 상당의 부당행위를 적
발, 해당 금액에 대해 추징과 환수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위장취업 등의 수법으로
내야 할 보험료를 내지 않아 징수(수입 부문)한 금액이 1714억원, 보험사기 등으로 과도한 급
여비를 받아가 환수(지출 부문)한 금액이 3016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040억원(수입부문 905억원, 지출부문 2135억원)보다 1690억원(56%)이
나 증가한 것이다. 이보우 건보공단 재정누수클린업추진단 팀장은 “의도적으로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으려 한 가입자나 사무장 병원 등을 이용해 과도하게 급여비를 받아간 병원 위주로 철
저한 단속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에 사는 지역가입자 A씨(재산 13억원)는 2011년 2월까지 월 99만원 수준의 지역보
험료를 냈지만 같은해 3월부터 보험료가 3만1000원으로 확 줄었다. 한 회사의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직장가입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공단의 사업장 점검에서
상근임원이 아닌 것이 적발돼 그동안 내지 않은 지역보험료 2000만원을 추징당했다.
10여년간 보험료 납부를 미뤄왔던 고액체납자가 인적사항을 공개하자 뒤늦게 보험료를 낸 경
우도 있다. 전남 목포의 B씨는 재산 10억4850만원과 연소득 1171만원이 있었지만 2003년 7
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보험료 66개월분인 1774만원을 체납해왔다. 그러나 공단 홈페이지
에 자신의 인적사항이 공개되면서 체납보험료 중 651만원을 납부했다.
병원에 부당하게 지급된 건강보험 급여도 많았다. 경기 안산에서 공동명의로 병원을 운영하던
의사 C씨와 D씨는 따로 의사를 고용, 같은 이름의 병원 5개를 개설해 230억원을 부당청구한
것이 드러났다.
한국경제 /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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