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 달 만에 말문 연 날, 세월호 유족 통곡
특별법커녕 민원신청도 거부하는 청와대...경찰 월권 논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 달여 만에 침묵을 깨고 말문을 연 날, 청와대 민원실
로 향하던 세월호 유족은 경찰에 막혀 길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1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대통령이 결단할 사항인 아니라며 유족 뜻을 거부한 박근혜 정부는, 이
날 오후 유족이 대통령에게 면담신청서를 내는 것도 막았다.
16일 오시 1시50분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다영 양의 어머니 정정희 씨와 이창현 군의 아버
지 이남석 씨는 청운동주민센터에서 청와대 민원실로 향했다. 청와대 외곽경비 업무를 담당하
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202경비단과 종로경찰서 경찰관 등 20여명은 주민센터 사거리에서
유족을 일차 제지한 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막았다.
경찰 측은 “민원 신청은 경찰 동행 하에 경찰차를 타고 한 명만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석 씨는 “이곳 경찰 임무는 경호나 경비인데, 경찰이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국민인
유족이 민원실에 간다는데 왜 두 명은 갈 수 없는 지 규정에 따라 답변을 달라”고 항의했다.
이씨는 “청와대 민원 절차는 경찰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경찰은 법과 규정에 따라 민
원인에게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족과 취재진 등의 ‘민원 절차와 규정’을 묻는 질문에 경찰 측은 말문을 닫거나 “경찰의 배
려”라고만 했다. 법조계 관계자들도 청와대 민원실은 경찰차로 이동해야 한다거나 민원인 한
명만 민원실로 갈 수 있다는 민원 규정은 별도로 없다고 밝혀, 경찰의 월권 제기가 이어진다.
정정희 씨도 “나는 경찰차를 타지 않지 않고 걸어서 민원실에 가서 면담신청서를 내겠다”고
의사를 밝혔지만, 경찰은 이조차 막았다.
정씨는 “4.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진도 팽목항에서부터 현재까지 나아진 것이 무엇인가”
라며 “유족이 길바닥에 앉아있고 길바닥에서 잠을 자고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라며 눈물을
터트렸다. 또한 경찰 측에 “우리 아이들을 왜 구하지 않았고,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진
상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호소하며 “유족이 자식을 보내고도 가슴에 묻지 못하
도록 만든 것은 대한민국 정부이다”고 말했다.
유족은 청와대 영풍관 민원실로 향하는 청와대 분수대에서 횡단보도에서 경찰에 막혀 바닥에
주저앉아 40여 분간 항의하다, 결국 면담신청서를 민원실에 내지 못하고 청운동주민센터 농성
장으로 돌아왔다.
앞서 경찰 측은 “청와대엔 민원실이 없고 민원신청은 등기우편으로 접수하거나 국민권익위원
회에 낸다”고 유족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리며 민원신청 접수 자체를 사실상 거부하기도 했다.
유족은 지난 11일부터 매일 1~2명씩 청와대 민원실에 대통령 면담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이씨는 “유족은 내일도, 모레도 계속 2~3명씩 대통령 면담 신청 민원을 넣기 위해 청와대 민
원실에 갈 것”이라며 “경찰 측은 월권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고 박 대통령이 이날 진상조사특별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밝힌데 대해 “결국 그동안 진행해온 국회와 가족대책위
사이의 논의를 무시하고 2차 합의안으로 끝을 내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앞에서 26일째 기다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여야가 유가족과 국민의 뜻을 무
시하고 야합한 2차 합의안이 마지막 결단이라는 것”이라며 “진정 국민 전체의 민생을 챙기고
싶다면 가장 먼저 유가족과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반영한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 달라”고 말
했다.
국민대책회의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본인이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해 입장을
밝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국회 특별법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어 오히려 삼권
분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세상 / 정재은 기자
2014.09.1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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