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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파업은 커녕‥다 내준 건보공단 노조?

해피곰 2014. 9. 24. 21:02

사상 초유 파업은 커녕다 내준 건보공단 노조?

양대노조-사측 단체협약 '가결'당초 문제됐던 조항들 사측 의견대로 수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양대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결렬로 사상초유 총파업을 천명하며 강경한

투쟁의지를 불태웠던 것과 달리 당초 쟁점이 됐던 사안들을 재협상에서 사측 요구안대로 고스

란히 수용해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건보공단 노사는 퇴직금, 복리후생비, 경영·인사 등 정부의 공공기관 방만경영 8개 분야

55개항 중에서 건보공단에 해당되는 10개항을 이행하는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앞서 지난 8월초 건보공단 양대노조는 단협 결렬을 선언, 지난달 27일 사상 유례 없는 총파업

을 예고했지만 국감 일정 등을 이유로 이달 18일로 파업을 연기했다.

여기서 쟁점이 됐던 부분은 공공기관정상화 대책 요구조항이었다.

특히 노조 측은 '전보 규칙 개정 시 중앙노사협의회 협의 규정을 삭제한다'는 조항과 관련해

서는 기획재정부가 노조를 탄압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부분에서만큼은 사측과의 집중

교섭을 통해 한치 양보 없는 협상을 벌일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 내용을 보면 이들이 주장했던 사상 초유 파업 예고는 용두사미로 끝난 듯하

. 사측 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된 협상 결과. 이로 인해 노조 내부에서도 '노조가 노조답지 못

했다'는 불만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대 노조 가운데 사측과 협상에서 먼저 두손을 든 노조는 사회보험노조 측이라는 전언이다.

사보노조가 당초 언론과의 접촉에서는 파업을 운운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단

체협상 내용에서 사측이 원하는 대로 가합의했다는 것이다.

10월 통합노조 출범을 앞두고 직장노조 역시 운신이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임단협에서 마이

웨이 행보를 보일 경우 어렵사리 이끌어온 통합의 꿈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보노조가 가합의를 하자 직장노조 역시 끌려가듯 가합의를 할 수 없었다는 것.

가합의 후 사보노조 측은 18일 총회를 열고 가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의견을 투표에 부쳤고,

가결됐다.



직장노조 집행부가 사보노조 가합의안에 끌려가듯 손을 잡긴했지만 아직까지 양대노조는 개별

노조이기 때문에 변수는 있었다. 22일 직장노조 총회 투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표에 앞서 직장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아직 통합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한쪽 노조에서 부결

이 된다면 해당 집행부는 물러나는 것이고 그 노조와의 가합의는 없던 것이 된다"면서 "노조

로서의 양심으로는 부결이 되는 것이 맞지만 통합노조 출범을 생각한다면 가결돼야 한다"면서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투표도 이뤄지기 전 사측의 앞선 언론플레이도 입방아에 오르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4시경 건보공단 측은 '초안' 형태의 보도자료를 배포, 단협 가결을 알렸다.

주된 내용은 노사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이번 단체협상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결과 가결됐

다는 내용이었다.

4시부터 6시까지 투표가 진행되니 6시 이후에야 가부 여부를 알 수 있지만 건보공단 측은 사

보노조 조합원 수가 6564(사보노조 3397, 28%)으로 공단 전체 노조원의 54%로 과반이기

때문에 직장노조 투표 여부와 관계없이 단협이 가결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현재는 통합 이
이므로 이같은 논리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

직장노조 관계자는 "지금 가합의와 관련해서 노조원들의 불만이 많아 시끄러운 상황"이라면서

"사측이 주장하는 그 원칙은 현재 양대 노조 구조에서 해당되는 말이 아닌데, 왜이렇게 앞서

나가며 언론플레이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협상에서 사보노조와 직장노조는 각각 53%, 56%%의 찬성률을 기록, 가까스로 협

상안이 가결됐지만 사상초유의 파업을 운운하며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던 당초 입장과는 달리

사측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소득 없는 협상 결과에 비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노조 집행부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노조원들이 가결을 선택했다 해도 노조가 노조답지 못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100을 주고 0을 받은 협상 결과에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직장노조 역사상 단협 투표에서 50%대가 나온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가결됐지만 내용면에서는 부결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메디파나뉴스 김민아 기자 (dymphna@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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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14-09-23 0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