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집단 자살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과연 무엇이 그 들을 막다른 길로 내 몰았을까?
그들은 단지 생존의 기본 원칙인 경쟁에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채 오로지 자기만의 책임 때문에 정상적인 주류 사회에서 탈락된 나약하고 소심하고 어리석은 젊은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그들을 죽음으로 내 몬 것이 그 무엇이었던, 중요한 것은 그 젊은이들은 고통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이 만장 같이 남아있는 10 대 20 대가 삶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죽음을 택하는 우리 사회는 과연 건전하고 올바르다고 주장 할 수 있을까?
청춘 시절에 작고 사소한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희망의 싹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보이지 않고 그저 현재의 삶이 고통과 번민 속에 갇혀있다고 생각한다면 파국으로 치달을수 있으리라
20대 사망 사유 1위가 자살이고, 전체 자살율이 세계에서 몇 번째로 높은 나라에서 자살은 단지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만의 책임으로 돌린다는 것을 어불 성설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무한경쟁에 내몰려 하루 종일 학원을 뺑뺑이 돌고 중고등학교에서는 하루에 11시간 동안 학교라는 감옥 안에 가두어 두고 오로지 성적 올리기에만 청소년기를 소진하고 대학 가서도 높은 등록금과 취업에 목이 매어 당당하게 주체로서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세상에 끌려 다니는 우리 사회, 유일한 승자가 거의 모든 것을 다 가져가고 패자의 부활과 배려에 대해서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 사회가 젊은이한테 무슨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기성세대 중 한명인 나는 과연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모는 이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해야하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요즘 한층 노사간 기 싸움이 한창인데 그냥 자진해서 쥐꼬만한 임금이라도 반납해서 내 동료들 등을 떼밀어 명퇴시키고 젊은이를 신규 채용하는데 조그만한 보탬이라도 될 수 있을가?
과연 그럴까? 나의 임금 반납 성의가 오늘도 희망을 잃고 마지막 길을 선택할려는, 세상에서 내팽개쳐진 젊은이를 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 돈이 아깝다고? 당연히 돈이 아깝다 그래서 내가 만일 임금을 반납한다면 그 돈이 정확하게 좀 더 나은, 조금이라도 모두가 행복해 질수 있는 일에 쓰여져야한다. 왜 ? 내 돈이고 그래서 더욱 아까우니까. 하지만 지금의 임금 반납 방식으로는 명퇴금을 위한 것이라면 난 명확하게 반대한다.
언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이 있다. 지금 당장은 발이 따뜻해질지 모르지만 나중에 더 큰 화를 당하는 일이다. 임금 반납이 그렇다 과연 그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지만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산천초목이 벌벌 떨며 너도 나도 충성 경쟁에 나서 오로지 자신의 자리 보존에만 연연해 하는 자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오줌발이 중요하지 나중에 얼어 붙붙은 오줌발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왜? 나중은 또 다른 사람이 책이지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회는 죽은 사회이다. 그래서 이 말을 하기위해 목숨을 던진 이도 부지기다.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말하지 못하면 더 큰 화를 불러 온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일사천리, 파죽지세, 속전속결 이 모두가 세상을 망치는 것들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의논하고 논쟁하고 검증해서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과정이 가장 바람직한 민주주의 모습이다.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야하는 것이다. 당장은 손해일 것 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은 이러한 과정을 그친 결정이 가장 정확하고 그래서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권력자의 오만하고 주관적인 판단과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아니오하고 말하지 못하는 소통이 죽은 결정을 따른다는 것은 한마디로 미친짓이다.
그래서 더더욱 임금 반납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임금 반납에 대한 또 다른 말들이 있다. 특정연령층에 집중된 인력구조 때문에 조만간 공단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니네들 임금 모아서 옆동료 떠밀어 내라고 한다. 우습다 진짜 우습다. 첫째의 공단의 말단 직원이 공단의 구조적인 문제를 책임지는 말인가? 그많은 공단의 간부들과 보건복지부의 높으신 양반들은 뭔일하고 월급 받았냐고 되묻고 싶다. 하루 아침에 이 문제가 발생했다면 모를까 공단 첫 출발부터 내재된 문제임에도 내팽개쳐 오다가 이제야 말단 직원보고 책임져라고한다면 누가 곧이 들을까? 더군다나 최소한의 신뢰관계도 가지지 못한 사이면서...
삭막하고 모순 덩어리 우리 세상에서 기고 쫓기어 막다른 골목에서 결국은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억울한 젊은 영혼들을 추모하면서 다짐한다. 그래도 내가 살아갈 우리의 세상을 더불어 함께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킬 꿈을 가지고 신념과 행동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리라. 그리고 이 아름다운 변화에 나의 임금을 사용하고, 나의 삶과 양심과 함께 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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